‘겉모습은 종종 우리를 속인다.’ 영화 ‘임포스터’의 감독과 출연진은 이 말이 영화의 핵심 주제라고 강조한다. 겉보기엔 공포 장르의 ‘육체 교체’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지어내는 거짓된 정체성과 그 거짓을 믿으려는 절박한 심리를 파고든다.
감독 케일럽 필립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임포스터’는 제시카 로스(‘해피 데스데이’)와 찰리 바넷(‘러시안 돌’)이 부부로 출연한다. 이들은 아기의 생일 파티 중 아기가 실종되는 끔찍한 상황에 직면한다. 다행히 아기는 금방 발견되지만, 남편 폴은 아내가 데려온 아이가 진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영화는 부모 역할과 commitment(책임)의 모순을 다루며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필립스는 “사람들이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장면을 마주하는 것이 가장 끔찍하다고 생각한다”며 “관객으로서 패턴과 순환을 보면서 같은 길을 선택하는 모습이 정말 불쾌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는 내 부모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며 “부모님이 왜 함께 staying(지속)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경험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장르적 재미와 동시에 그 안에 담긴 본질적인 메시지를 찾기 위한 작업이었다.”
주인공 마리(제시카 로스)는 많은 여성들처럼 아내와 어머니라는 역할에 자신을 동화시킨 인물이다. 로스는 “마리는 자신을 남편과 아이라는 정체성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사라지면 그녀는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린다”고 분석했다. “그녀의 행동이 때로는 비이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행동은 ‘필요’와 ‘절박함’이라는 깊은 곳에서 나온다.”
한편, 남편 폴(찰리 바넷)도 자신의 정체성과 남편, 아버지의 역할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 필립스는 “정체성이 흔들릴 때, 우리는 그 정체성이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의심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이처럼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는 스토리 뒤에 숨은 ‘독한 사랑’의 실체를 파헤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