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알라모고도에서 진행된 트리니티 핵실험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핵무기 실전 테스트였다. 이 실험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의 전조이자, 이후 전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 후유증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핵폭발로 인한 방사능 크레이터에서 발견된 유 glassy remnant인 트리니타이트는 뉴멕시코 사막의 모래와 실험장 시설 잔해(탑, 동축 케이블 등)가 초고온과 폭발력으로 융합되어 만들어진 물질이다. 대부분은 회녹색을 띠지만, 드물게 붉은색을 띠는 결정이 발견되는데, 이 붉은 트리니타이트는 마치 상처 입은 살점처럼 기괴한 외형을 지녀 오랫동안 주목받아 왔다.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 붉은 결정의 내부 구조를 CT 및 X선 스캔을 통해 분석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결정 내부에 클라스레이트(포집 결정) 구조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클라스레이트는 원자나 분자를 함정처럼 가두는 특이한 구조로, 자연계 또는 핵폭발 잔해에서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물질이었다.
‘이것은 자연계 또는 핵폭발 잔해에서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클라스레이트 결정입니다.’
— 루카 빈디(피렌체 대학교 지구과학자, 공동 연구자)
이 연구는 핵전쟁이 초래하는 극한 환경이 인류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트리니타이트는 방사능 오염 물질로, 채취 자체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