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박스오피스는 팬데믹과 할리우드 파업의 후유증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요 작품들의 흥행 실패로 미국 박스오피스 총액은 전년과 같은 36억 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2026년 여름은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영화관련 분석 사이트 The Numbers는 오는 5월 첫 금요일부터 노동절까지 이어지는 여름 시즌(약 16주) 박스오피스 총액이 42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여름 시즌 5년 중 4년 동안 달성했던 기록이다. 특히 ‘바비’와 ‘오펜하이머’가 흥행 신화를 쓴 2023년 여름(40억 3천만 달러)보다도 높은 수치다.
흥행 성공의 열쇠는 ‘질’과 ‘양’
이 같은 전망이 실현되려면 여름 시즌에 여러 대형작들이 동시에 흥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픽사의 ‘엘리오’와 블럼하우스의 ‘M3GAN 2.0’ 등 기대작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전체 실적이 제자리에 머물렀다. 올해는 이와 같은 대형 실패작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
올해 초에도 이러한 트렌드는 이어지고 있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헤일 메리’는 지난주말까지 미국에서 3억 달러, 전 세계에서 6억 달러를 돌파하며 선전했다. 또한 ‘마이클’은 개봉 6주차에도 3,500개 이상의 영화관에서 상영되며 ‘데드풀 앤 울버린’(2024년 9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5월 개막은 다소 부진할 수도
그러나 5월 개막은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여름 시즌이 과거 2년보다 훨씬 많은 작품으로 북적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마이클’이 다음 주에도 선전하고, ‘데블 웨어스 프라다 2’가 개봉해 흥행에 성공하며, ‘모탈 컴뱃 2’가 남성 게이머층을 공략한다면, 할리우드가 40억 달러 여름을 되찾는 데 걸림돌은 ‘일관된 질’뿐이라는 신호가 될 것이다.
‘메모리얼 데이’ 주말은 역대 최고 기록 경신 어려워
하지만 5월에는 개막이 다소 더딜 수도 있다. 지난해 메모리얼 데이 주말(5월 마지막 주말)은 디즈니의 ‘리로 스티치’ 리메이크와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데스티니’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올해는 그 수준을 reproducing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디즈니의 2026년작 ‘만달로리안 & 그루구’는 현재까지의 트래킹에서 ‘소로’(2018년, 개봉 4일 1억 3백만 달러, 미국 총액 2억 1천 3백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의 1억 달러 초반대 개봉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리로 스티치’의 개봉 성적(1억 8천 2백만 달러, 미국 총액 4억 2천 3백만 달러)과는 큰 차이가 있다. 메모리얼 데이 주말에 개봉하는 주요 작품으로는 파라마운트의 공포 영화 ‘패신저’와 네온과 부츠 라일리의 반자본주의 풍자 영화 ‘아이 러브 부스터스’가 있지만, 두 작품 모두 5천만 달러 이하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흥행 대작 vs 실패작,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2026년 여름 박스오피스가 42억 달러를 돌파할지 여부는 결국 ‘질’의 문제로 귀결된다. ‘데드풀 앤 울버린’,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대’, ‘원더 우먼 2’ 등 기대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한다면, 할리우드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반면, ‘엘리오’와 같은 실패작이 다수 등장한다면, 여름 시즌 총액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여름 시즌은 단순히 많은 작품이 개봉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왜 극장에 가야 하는지’를 설득할 수 있는 작품들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올해 여름은 과연 어떤 작품들이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이끌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