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공급망에서 활동하는 CEO로서 저는 모든 구매 결정이 강제노동과 아동노동 종식을 위한 노력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늘 의식합니다. 그래서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합니다. 단순히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갤럽(Gallup)의 AI 관련 조사 결과는 이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AI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지만, 정작 전 세계 직원들의 몰입도는 2년 연속 하락해 현재 20%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주목할 만합니다. 우리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많은 직원들에게는 그 과정이 오히려 일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 격차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우리의 의도적 선택 실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AI가 돌려주는 시간, 그 선택의 중요성
AI는 글쓰기, 분석, 운영, 의사결정 등 다양한 업무에서 마찰을 줄이며 일의 방식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업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이는 호기심, 적응력, 변화 수용 의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AI 사용 방식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AI는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워크플로를 간소화하며,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결과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이전에 없던 여력을 창출합니다. AI가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속도가 아니라, 선택의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 선택こそ가 전략의 핵심입니다.
리더들은 종종 생산성을 목표로 삼지만, 실제로는 생산성이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간과합니다. 진정한 질문은 ‘생산성이 무엇을 가능케 하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면, 효율성 향상은 단순히 더 많은 업무량과 소음으로 흡수될 뿐입니다. 하지만 이 여력이 의도적으로 재분배된다면, 팀은 사고하고 연결하며 비즈니스를 차별화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변화는 성과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일 자체를 경험하는 방식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의미’는 자동화할 수 없다
이러한 인사이트는 에티오피아의 여성 주도 커피 농장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상품 중 하나지만, 정작 그 배후의 사람들은 가장 보이지 않는 존재입니다. 여성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커피를 손으로 골라 말리고 있었습니다. 느리고 섬세한 작업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자부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커피를 생산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며, 지역을 넘어선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의미’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로빈 월 킴머(Robin Wall Kimmerer)는 《모든 번영은 상호적이다》에서 “모든 번영은 상호의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일이 미치는 영향과 동료들에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성과가 따라옵니다. 조직 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일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는 직원들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결과에 더 많은 책임을 다합니다. AI는 이러한 환경을 지원할 수 있지만, 직접 창조하지는 못합니다.
AI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갤럽의 연구에서 가장 명확한 인사이트 중 하나는 ‘관리’가 AI 성공적 도입의 핵심 요인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갤럽의 회장인 짐 클리프턴(Jim Clifton)은 “AI가 성공하려면 리더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관리자는 AI 도입의 방향을 설정하고, 직원들이 AI를 활용한 새로운 업무 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단순히 도구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AI가 일의 의미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AI는 일의 속도를 높이는 도구일 뿐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우리가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AI가 돌려주는 시간은 단순히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지만, 더 의미 있는 일, 더 깊은 연결, 더 큰 성취를 위한 선택지로 재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 선택의 순간, 비로소 AI는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