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상호작용 상대가 더는 인간이 아닐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 기업 임원들과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화두는 ‘에이전트 시대(Agentic Future)’다. 에이전트는 기존 시스템을 대체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존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술적 가능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다.
2029년까지 10억 개 이상의 AI 에이전트가 고객 불만 처리부터 복잡한 거래까지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pilots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술적 상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안전한 대규모 운영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존 시스템은 에이전트 시대를 위한 설계가 아니었고, 데이터는 silo(실ilos)에 갇혀 있으며, 신뢰는 후가공식으로 덧붙여졌다. 에이전트가 늘어나면서 복잡성은 혼돈으로 변할 위험이 크다.
‘신뢰의 중립지대’가 필요한 이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뢰의 중립지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는 현대 기술 스택의 중추 신경계 역할을 하는 계층으로, 에이전트와 앱을 연결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신원(Identity), 거버넌스(Governance), 가시성(Visibility) 세 가지를 중점으로 삼는다.
1. 신원: 누가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 확인
예를 들어 골프용 드라이버를 구매하라는 에이전트에게, 판매자는 실시간으로 ‘사용자 본인’이 승인한 구매인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 로그인이 아닌, 에이전트의 자율성과 유동적 ‘추론’이 가능한 환경에서 신원은 끊임없이 검증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인증 방식은 에이전트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다. 에이전트 시대에는 동적이며 실시간으로 사용자 의도와 행동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수다.
2. 거버넌스: 허용된 행동 범위 명확히 정의
에이전트는 자율적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허용된 행동 범위와 정책이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드라이버 구매 에이전트가 예산을 무시하고 과도한 구매를 시도한다면, 시스템은 이를 차단해야 한다. 에이전트는 고정된 스크립트가 아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정책과 권한 관리가 필수다. 어떤 시스템·애플리케이션·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기간은多久인지 명시해야 한다.
3. 가시성: 모든 활동 투명하게 추적
에이전트의 활동은 끊임없이 모니터링되어야 한다. 누가 어떤 명령을 내렸고, 어떤 데이터에 접근했으며,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보안 위협뿐 아니라 규제 준수에도 필수적이다. 에이전트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시스템은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기업은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 신뢰와 안전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 ‘신뢰의 중립지대’는 이러한 전환기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