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간을 이루는 유전자 코드는 DNA의 염기 3개가 한 조를 이루어 20종의 아미노산을 암호화하는 시스템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거의 동일한 이 코드를 공유한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생명체의 공통 조상부터 이 코드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하지만 이 유전자 코드가 어떻게 처음 진화했는지에 대한 가설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었다. 대부분의 학설은 초기 생명체가 부분적인 유전자 코드를 사용했으며, 사용된 아미노산의 종류가 20개보다 적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컬럼비아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현재 사용되는 20종의 아미노산 중 하나를 제거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첫 번째 시도로 연구팀은 필수 아미노산인 아이소류신을 사용하지 않고도 기능하는 리보솜 일부를 인공적으로 제작했다.

유전자 코드 변환의 의미

왜 이런 실험을 진행했을까? 그동안 유전자 코드 연구는 주로 유용한 화학 반응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아미노산의 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예를 들어 특정 단백질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아미노산을 추가하거나, 인공 아미노산을 도입하는 연구가 대표적이었다.

반면 이번 연구는 반대로 아미노산의 수를 줄이는 접근법을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아이소류신을 제거한 상태에서도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리보솜의 구조를 재설계했으며, 결과적으로 살아 있는 세포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유전자 코드 진화 연구의 새로운 지평

이번 성과는 유전자 코드의 유연성과 적응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초기 생명체가 더 단순한 유전자 코드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며 “이는 생명 진화의 초기 단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는 유전자 코드의 변환이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아이소류신 외에도 다른 아미노산을 제거하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팀의 향후 계획

  • 아이소류신 외에도 다른 필수 아미노산 제거 실험 진행
  • 리보솜 구조의 추가 변환을 통한 유전자 코드 최적화 연구
  • 생명 진화 초기 단계의 유전자 코드 재구성 가능성 탐구
“이번 연구는 유전자 코드가 생명 진화 과정에서 어떻게 단순화되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실질적 증거” - 연구팀 대표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