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체’(Colony)는 연상호 감독이 선보인 새로운 좀비 영화로, 기존 좀비물의 틀을 깨는 독특한 설정을 도입했다. 그러나 캐릭터의 부재와 스토리의 빈약함으로 인해 아쉬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빠른 전개와 신선한 설정, 그러나 부족한 캐릭터

영화는 바이러스 연구원 서영철(구교환)이 상사들의 배신으로 연구를 중단당하자, 개발 중이던 바이러스를 세상에 퍼뜨리며 시작된다. 연구소에서 열린 생물 기술 컨퍼런스는 곧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가 되고, 좀비 사태가 벌어지는 과정은 신속하고 임팩트 있게 그려진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과 <‘헬바운드’>에서 보여준 것처럼, 좀비의 움직임을 재해석해왔다. 이번 <군체>에서는 좀비들이 의사소통을 하며 집단 행동을 한다는 새로운 설정을 도입했다. 이는 기존의 무분별한 좀비들과는 차별화된 요소로, 액션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좀비들의 신체적 변형과 움직임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이며, 사운드 디자인 또한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움직임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해 몰입감을 높인다.

액션은 뛰어나지만 스토리의 빈약함이 발목을 잡다

그러나 영화는 액션의 강렬함에 비해 스토리와 캐릭터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서영철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은 바이러스 확산의 도구로만 활용되며, 이들의 사연이나 동기는 관객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 특히 구교환, 전지현, 지창욱 등이 맡은 역할들은 단발성으로 소모되며, 이들의 죽음에 대한 공감이나 안타까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초반의 신선한 설정과 빠른 전개를 무기로 관객을 끌어들이지만, 중반 이후에는 반복되는 좀비와의 전투와 캐릭터의 부재로 인해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연상호 감독이 시도한 새로운 설정은 흥미롭지만, 정작 영화는 그 설정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채 ‘뇌가 없는’ 좀비 영화로 전락하고 만다.

결론: 좀비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완성도는 아쉽다

‘군체’는 좀비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좀비들이 의사소통을 하며 집단 행동을 한다는 설정은 기존 장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요소다. 또한 빠른 전개와 시각적 임팩트는 관객을 영화에 집중하게 만든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스토리와 캐릭터의 부재다. 영화는 관객이 캐릭터에 공감하거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군체>는 흥미로운 설정과 뛰어난 액션으로 시작했지만, 정작 ‘뇌가 없는’ 좀비 영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좀비물의 새로운 장르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출처: The Wr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