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드라마 ‘핵스’의 최신 에피소드에서 전설적인 코미디언 데보라 밴스(장 스마트 분)가 투자자로부터 자신의 스탠드업 라이브러리를 AI 코미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지 제안을 받는다. 이후 펼쳐지는 에피소드는 기술의 도덕적·윤리적 문제를 다루며, 데보라는 결국 제안을 거절한다. “왜 창조적 과정을 최적화하려는 거죠?”라며 데보라는 투자자에게 묻는다. “사실 우리가 이미 해결한 부분이잖아요.”
이 에피소드는 AI를 둘러싼 할리우드와 기술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AI는 여전히 할리우드에서 금기시되는 화제지만, TV 작가들은 이 기술에 대한 사회의 불안감을 ‘핵스’뿐만 아니라 ‘컴백’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TV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로 항상 역할을 해왔으며, ‘핵스’는 AI가 일상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TV가 AI 불안감을 스크린에 담는 이유
TV는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 과거 ‘제퍼슨 가족’은 부유한 흑인 가정을, 엘렌 디제너러스는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다뤘으며, ‘길모어 걸스’는 구글의 등장을 조명했다. ‘컴백’의 공동 창작자 마이클 패트릭 킹은 TheWrap과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는 항상 돈을 좇는다. 리얼리티 TV가 narrative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TV라는 집의 한 날개가 되었다”며 “우리는 AI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 모른다. 다만, 이미 여기 와 있다는 사실만은 안다”고 말했다.
작가들의 AI에 대한 고민
3년 전 WGA 파업 당시 작가들은 AI가 윤리를 훼손하고 일자리를奪할까 두려워하며 AI 보호 규정을 요구했다. 새로운 계약으로 일정 수준의 AI 규제가 마련됐지만, 할리우드 내에서는 여전히 AI의 위협이 실재한다. TheWrap은 작가들과 쇼러너들에게 AI를 스토리에 녹이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 선택은 캐릭터들의 AI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에서부터 스토리를 전진시키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까지 다양했다.
코미디와 AI: ‘핵스’의 선택
‘핵스’의 공동 창작자 젠 스탯스키는 AI를 다루는 것이 “두려웠지만” 데보라와 밀레니얼 작가 아바(한나 아인빈더)의 대화를 진실되게 담아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HBO Max의 5시즌에 걸친 이 코미디는 데보라가 기후 변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보수적 관점을, 아바가 진보적 시각을 제시하며 균형을 맞추는 구도로 진행된다. AI는 이 둘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불안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소재로 활용됐다.
“우리는 AI가 가져올 변화를 아직 모른다. 하지만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마이클 패트릭 킹, ‘컴백’ 공동 창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