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속 부활한 ‘나무의 지혜’

바람이 불면 숲 속 나무들은 흔들린다. 잎사귀가 바스락거리고 나무줄기가 삐걱거리며 유연하게 움직인다. 이 움직임은 위험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나무의 생존 전략이다. 만약 나무가 완전히 뻣뻣했다면 강한 바람 한 방에 부러졌을 것이다. 나무는 오랜 진화 과정에서 유연성을 획득했고, 이 특성은 현대 도시의 초고층 빌딩 설계에도 영감을 주었다.

20세기 초반, 건축가들은 강풍과 지진 속에서도 흔들리며 버틸 수 있는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강철을 사용했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건축가들은 다시 한 번 나무로 눈을 돌리고 있다. Cross-laminated timber(CLT)glue-laminated timber(GLT)과 같은 혁신적 목재 기술은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갖추어, 지진과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15~25층 규모의 건물까지 가능하게 했다.

탄소 흡수와 지진-resistant: 목재 고층 건물의 두 가지 장점

목재는 나무가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건물이 완공된 후에도 그 탄소를 건물 구조에 영구히 저장할 수 있다. 이는 강철이나 콘크리트보다 훨씬 친환경적인 선택이다. 특히 ‘mass timber’로 불리는 이 기술은 작은 나무에서도 충분히 생산할 수 있어, 오래된 숲을 보호하는 데도 기여한다.

2022년 미국 밀워키에 완공된 ‘애센트 MKE’는 높이 86.5m(284피트)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재 빌딩으로 기록됐다. 또한 캐나다 밴쿠버의 ‘하이브’는 10층 규모로, 지진 발생 시에도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내진 설계가 적용된 북미 최고층 목재 빌딩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는 다시 나무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자연 친화적으로 말입니다.”라고 밴쿠버 ‘하이브’를 설계한 건축가 린지 더시(Lindsay Duthie)는 말했다.

산림 건강과Wildfire 예방에도 기여하는 ‘mass timber’

목재 건축의 또 다른 장점은 산림 관리와도 연결된다. 전통적으로 산림 관리 기관들은 산림 과밀화를 방지하고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부 나무를 베어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온 작은 나무들은 대부분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mass timber 기술은 이러한 작은 나무들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층층이 접착된 목재는 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는 동시에, 산림 건강을 개선하는 데도 기여한다.

미국 산림청(US Forest Service)에 따르면, 오랫동안 산불을 억제하던 정책으로 인해 산림은 과밀해졌고, 이는 오히려 대형 산불의 위험을 높였다. 자연 상태에서는 번개가 산불을 일으키면 일부 식물만 타면서 숲이 건강하게 유지됐지만,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이 자연스러운 순환이 깨졌다. mass timber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래 도시를 위한 ‘목재 혁명’의 전망

목재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사용해온 가장 오래된 건축 자재 중 하나다. 그러나 산업 혁명 이후 강철과 콘크리트가 주류가 되면서 목재는 소규모 주택이나 인테리어에만 사용됐다. 이제 mass timber 기술은 목재를 다시 한 번 건축의 중심으로 되돌리고 있다. 강도와 내구성, 친환경성까지 갖춘 이 기술은 기후 변화 시대에 이상적인 건축 자재로 주목받고 있다.

건축가들은 앞으로도 더 높은 목재 빌딩을 짓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특히 지진과 강풍이 빈번한 지역에서는 목재 빌딩의 내진 및 내풍 설계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목재는 단순히 건축 자재가 아닙니다. 기후 변화와 싸우는 우리의 동반자입니다.”라고 한 건축 전문가는 말했다.

주요 사례

  • 애센트 MKE (미국 밀워키) – 높이 86.5m, 세계 최고층 목재 빌딩 (2022년 완공)
  • 하이브 (캐나다 밴쿠버) – 10층 규모, 내진 설계 적용, 북미 최고층 목재 빌딩
  • Mjøstårnet (노르웨이 브뤼문) – 높이 85.4m,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목재 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