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고성능 엔진과 같다.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마모되면서 동시에 과열되기도 한다.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부위에서 지속되는 미세 염증 ‘불’이 뇌 안개를 일으키며 사고력 저하, 새로운 기억 형성 장애, 환경 적응력 약화 등을 초래하고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 위험을 높인다. 과학자들은 이를 ‘신경염증성 노화(neuroinflammaging)’라 부르며 오랫동안 피할 수 없는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텍사스 A&M 대학교 나레시 K. 바시스트 의과대학 연구팀이 이 같은 뇌 노화의 주범인 염증을 되돌릴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개발했다. 복잡한 수술 없이도 투여 가능한 ‘비강 스프레이’가 그 주인공이다. 연구팀은 애쇽 셰티 박사(특별교수, 재생의학연구소 부소장)와 마두 라이라바티 나라야나, 마히드하르 코달리 연구원 등 주축으로 구성되어 이 기술을 개발했다.

단 두 번의 투여로 뇌 기능 회복

연구팀이 개발한 비강 스프레이는 두 번의 투여만으로 뇌 염증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뇌세포의 에너지 공장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를 회복시키며 기억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놀랍게도 이 같은 효과는 수주 내에 나타나 수개월간 지속됐다. 이 연구 결과는 《Journal of Extracellular Vesicles》에 게재되어 노인성 뇌질환 치료법 혁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치료법을 발전시켜 단순하고 안전한 비강 스프레이가 복잡한 수술이나 수개월간의 약물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 애쇽 셰티 박사

사회적 파급력과 보편적 효과

미국에서는 2020년 약 51만 4천 건이었던 치매 신규 환자 수가 2060년까지 약 100만 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셰티 박사는 “이 같은 추세는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과 심각성을 줄일 수 있는 정책과 혁신적 치료법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치료법은 성별에 관계없이 동일한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 생의학 연구에서 흔치 않은 결과다. 셰티 박사는 “이 치료법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동일하게 효과를 발휘하는 보편적인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치료법의 가능성

연구팀은 이 기술이 뇌졸중 환자의 손실된 뇌 기능을 회복하거나 인지 노화의 효과를 늦추고 심지어 되돌리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셰티 박사는 “우리는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데서 나아가 성공적인 뇌 노화, 즉 사람들이 활기차고Alert하며연결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미세 extracellular vesicles(EVs)의 역할

이 혁신적 치료의 핵심은 ‘extracellular vesicles(EVs)’라 불리는 수천만 개의 미세한 생물학적 운반체다. EVs는 뇌로 유전자 물질을 운반하는 ‘마스터 조절자’ 역할을 하는 microRNA를 담고 있다. 나라야나 연구원은 “microRNA는 뇌 내 여러 유전자와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투여된 EVs는 뇌의 보호 장벽을 bypass하여 뇌 조직으로 직접 전달된다. 이는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혁신적인 전달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