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신생아들은 울음소리로 세상에 첫 인사를 한다. 신생아 선별 검사를 통과하고, 2주 만에 건강 검진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런 전조 없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기도 한다. 메릴랜드의 한 7주 된 남아는 갑작스러운 발작을 일으켰고, 앨라배마의 5kg짜리 여아는 20초간 호흡을 멈췄다. 켄터키의 한 남아는 구토 후 무기력해졌고, 텍사스의 한 갈색 머리 여아는 배꼽 주변에서 출혈을 보였다.

기록에 따르면, 의료진은 이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기도 삽관과 정맥 주사를 시도했다. 수혈도 진행됐고, 한 아기의 뇌압을 낮추기 위해 머리를 깎고 두개골에 바늘을 꽂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시신 안치소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병원 ID 밴드와 함께 담요에 싸인 채 돌아왔다. 부검 결과는 성인에서나 볼 법한 출혈 패턴이었다. 뇌졸중이나 암 치료 시 발생하는 뇌 조직 손상과 유사한 소견이었다.

지난 수년간 진행된 부검은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비타민 K 결핍 출혈’ 때문이었다. 이 희귀한 질환은 비타민 K 부족으로 인해 혈액 응고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며,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부모들이 신생아에게 권장되는 비타민 K 주사를 거부하면서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비싼 치료를 피한다는 오해, 단 한 번의 주사로 예방 가능

비타민 K 주사는 신생아에게 태어난 직후 맞히는 단 한 번의 주사로, 혈액 응고를 돕는 필수 영양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물론, 미국 소아과학회(AAP) 등 주요 의료 기관에서도 권장하는 표준 처치다. 신생아는 출생 시 장내 세균이 부족해 비타민 K를 스스로 합성할 수 없어 주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모들이 이 주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불필요한 의료 개입’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주사를 거부하는 부모들이 많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유통되는 잘못된 정보가 이 trend를 부채질하고 있다. 비타민 K 주사는 백신과 달리 예방 접종이 아니지만, 팬데믹 이후 백신 거부와 유사한 사회적 흐름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자연주의적 육아’ 열풍과 오해가 빚은 비극

비타민 K 주사 거부 열풍의 배경에는 ‘자연주의적 육아’ 열풍이 있다. 일부 부모들은 인공적인 의약품보다는 자연스러운 방법을 선호하며, 비타민 K 주사가 ‘필요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비타민 K 결핍은 신생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출생 직후 주사를 맞히면 예방할 수 있지만, 거부할 경우 뇌출혈이나 내부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비타민 K 주사를 표준으로 권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거부율이 증가하면서 신생아 출혈 사망 사례도 늘고 있다. 2022년 CDC는 비타민 K 주사 거부로 인한 출혈 사례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주에서는 주사 거부로 인한 신생아 사망이 공식 통계에 잡히기 시작했다.

의료계 경고: “단 한 번의 주사로 예방 가능한 사망”

의료계는 비타민 K 주사 거부로 인한 위험성을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다. 비타민 K 주사는 비용도 저렴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확산되면서 부모들의 선택이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부모의 주사 거부로 인해 신생아가 입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의료진이 사전 설명을 강화하고 있다.

“비타민 K 주사는 신생아에게 있어 가장 안전한 예방 조치 중 하나입니다. 이 주사를 거부하는 것은 자녀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과 같습니다.” – 미국 소아과학회(AAP) 대변인

소셜미디어의 잘못된 정보가 초래한 비극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잘못된 정보가 비타민 K 주사 거부 열풍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비타민 K 주사가 ‘독성 물질’이나 ‘필요 없는 주사’라고 주장하며 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들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비타민 K 주사는 FDA 승인을 받은 안전하고 필수적인 의약품이다.

의료계는 부모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종종 잘못된 정보만을 노출시키며, 부모들의 선택을 왜곡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부모들에게 비타민 K 주사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동영상이나 팸플릿을 제공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미래를 위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비타민 K 주사 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가 나섰다. CDC는 비타민 K 주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주사 거부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도 논의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의 건강을 위해 올바른 정보를 찾아야 한다. 비타민 K 주사는 신생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안전한 예방 조치 중 하나다. 이 주사를 거부하는 것은 자녀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선택일 수 있다. 의료계는 부모들에게 “자연주의적 육아”라는 명목으로 자녀의 생명을 위협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출처: ProPubl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