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 USDT를 발행하는 테더(Tether)가 두 번째 준비자산으로 ‘지능’을 선택했다. 테더의 AI 프로젝트 QVAC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 <파운데이션>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사이코히스토리(Psychohistory)’ 원칙을 적용한 분산형 AI 모델 ‘QVAC Psy’를 공개했다.
‘사이코히스토리’란 무엇인가?
사이코히스토리는 아시모프의 소설에서 Hari Seldon이 개발한 가상의 과학으로, 수학·통계·사회역학을 활용해 거대한 인구 집단의 행동을 예측하고 은하 제국 붕괴 후 암흑기를 단축하는 계획을 세운다. SF적 상상력으로만 여겨졌던 이 개념은 테더가 AI를 ‘문명적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데 영감을 제공했다.
테더의 두 번째 준비자산: ‘지능’
테더는 기존 USDT의 달러화 준비자산에 이어 두 번째로 ‘지능’을 준비자산으로 삼고 있다. 이는 컴퓨팅 파워, AI 모델, 데이터셋, 그리고 중앙화 클라우드 외부의 AI 구동 능력을 의미한다. 테더는 USDT를 통해 달러 수요를 단기 국채 중심의 준비자산으로 변환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제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6년 1분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는 약 1,040억 달러의 순이익, 8,230억 달러 규모의 준비자산, 1,830억 달러 상당의 토큰 관련 부채, 그리고 약 1,4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직접·간접 노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재정 기반을 바탕으로 테더는 비트코인, 금, 스타트업, 에너지, 광산, 통신 등 다양한 인프라에 투자하며, 이제 ‘지능’이라는 새로운 자산 클래스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QVAC의 비전: 분산형 ‘무한 안정 지능 플랫폼’
QVAC는 ‘무한 안정 지능 플랫폼(Infinite Stable Intelligence Platform)’과 ‘분산형 마음(decentralized mind)’을 표방하며, 중앙화된 AI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한다. 테더는 모든 데이터가 중앙 서버를 거쳐야 하는 현재의 AI 구조가 ‘느림’, ‘취약함’, ‘통제됨’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 가까이에서 지능이 동작하는 ‘에지 네이티브(edge-native)’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접근은 테더의 스테이블코인 철학과도 맥을 같이한다. “돈은 허가 없이 움직여야 하며, 데이터는 사용자에게 머물러야 하며, 지능은 사용자 가까이에서 동작해야 한다”는 원칙을 AI 분야에 적용한 것이다. 테더는 AI가 중앙화된 클라우드 모델보다 더 내구성 있는 인프라로 기능할 때 그 가치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비록 로컬 모델은 최첨단 성능에서 일부 손해를 볼 수 있지만, 대신 소유권, 프라이버시,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와 AI의 교차점
테더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암호화폐가 전통적인 금융 인프라를 재편했던 것과 유사하다. 스테이블코인이 달러화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한 것처럼, QVAC는 AI의 중앙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사용자 중심의 분산형 AI 인프라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