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말조심’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행사에서 오히려 정치색 짙은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럼프는 어린이들과 어울리며 농담을 주고받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대화는 MAGA 이념을 강요하는 듯한 내용으로 흘러갔다. 예를 들어, 그는 “바락 후세인 오바마—아시나요?”라고 말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했고, 한 아이가 역도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자 “생물학적 남성들이 여성 역도 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불공정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당신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아이의 외모를 지적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지난달 백악관 이스터 에그 롤 행사에서도 트럼프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음모론을 퍼뜨렸다. 그는 “바이든은 서명을 못 해서 ‘오토펜’이라는 기계를 따라다녔다”며 “그게 좋습니까?”라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지난달 트럼프는 도어대시 배달원을 초청해 ‘세금 없는 팁’ 정책을 홍보하는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배달원 샤론 시몬스에게 “당신은 저를 지지했나요?”,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시몬스는 “저는 팁 세금에 대해 이야기하러 왔어요”라고 답변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정치쇼’로 변한 친선 행사
트럼프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식에서도 “일부 열성 지지자들이 칠면조를 엘살바도르 테러 수용소로 보내려고 했다”는 농담을 했다. 이처럼 트럼프는 친선 행사에서도 정치 이념을 강요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는 “트럼프는 언제나 그랬다”며 익숙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들어 그의 발언이 더 노골적이고 정치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말조심’ 운동이 확산되면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백악관, 친생명 단체와 비밀 회담 준비
한편, 백악관은 오는 7일 ‘직원 수준 친생명 포커스 미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수전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 대표 마조리 댄넨펠서가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친생명 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한 후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최근 행보는 그의 정치 스타일이 ‘정치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친선 행사에서도 정치 이념을 강요하는 듯한 발언은 그의 지지층과 반감을 동시에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