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산 인공지능(AI) 모델을 ‘착취’하는 외국 기업, 특히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선언했다. 이는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조치다.

미국 시간 14일(목), 마이클 크라치오스 대통령 과학기술 최고보좌관은 정부 각료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미국산 AI 시스템의 핵심 기능을 ‘증류’(distill·기능 추출)하는 산업 규모의 공격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미국 기술과 혁신을 의도적으로 활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미국 AI 기업들과 협력해 이러한 활동을 식별하고 방어책을 마련하며 가해자들에게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 스탠퍼드대학교 인문중심 AI 연구소(HA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AI 모델 성능에서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백악관은 AI 우위를 유지해야 글로벌 표준을 설정하고 경제·군사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불공정 억압’ 반발

이에 대해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 류펑위(劉鵬宇)는 “미국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데 반대한다”며 “중국은 과학기술 진흥을 협력과 건전한 경쟁을 통해 추진해 왔으며, 지적재산권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郭家坤)도 15일(금)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중국 AI 산업의 성과를 폄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하며, 미국에 사실 존중과 편견 배제를 촉구한다”며 “양국 간 과학기술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 AI 모델 ‘기능 추출’ 규제 법안 추진

크라치오스의 메모는 같은 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AI 모델의 핵심 기술 기능을 무단 추출하는 외국 행위자를 식별하고 제재하는 법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한 직후 발표됐다. 법안은 ‘모델 추출 공격’을 ‘중국의 경제적 강제와 미국 지적재산권 절도’로 규정하며, 제재 조치(제재 포함)를 가능케 한다.

법안 발의자인 미 공화당籍 의원 빌 후이젠가(Rep. Bill Huizenga·미시간)는 “미국 AI 모델은 혁신적인 사이버 역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이 이 기술을 도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딥시크 논란, 미국 AI 기업들 ‘표절’ 주장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 AI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저렴한 비용으로 공개하며 미국 시장을 흔들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AI·암호화폐 고문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는 “딥시크가 오픈AI(OpenAI) 모델의 지식을 ‘증류’해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오픈AI도 지난 2월 미국 의회에 제출한 서한에서 “중국이 미국의 혁신을 도용해 ‘전제주의 AI’를 발전시켜서는 안 된다”며 딥시크의 행위를 지적했다.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도 2월 딥시크와 중국 내 두 AI 연구소가 ‘클로드(Anthropic의 AI 모델) 기능을 불법 추출해 자체 모델 개선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증류 기술’을 활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