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식생이 점차 고지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엑서터 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년간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히말라야 일대의 식생 한계선이 해마다 수 미터씩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cography에 지난달 발표됐다. 연구팀은 부탄, 네팔, 서부 분쟁 지역 등 6개 지역(각 약 4만㎢ 규모)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지역들은 동서로 약 15도의 경도를 차지하며, 기후 특성이 서로 다른 특징을 보였다.
연구 책임자인 루올린 렝(地球과학자, 前 엑서터 대학교)은 “히말라야 전역의 기후변화를 이해하려면 한 장소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며, 동서로 넓은 범위를 분석한 이유가 기후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말라야는 지구의 ‘제3극’으로 불리는 거대한 담수 저장고로, 약 10억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수자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빙하가 녹고 동토층이 해빙되면서 생태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22년까지 NASA와 미국 지질조사국(Landsat)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정규화 식생 지수(NDVI)’를 계산했다. 이 지표는 식물이 가시광선은 적게 반사하고 근적외선은 많이 반사하는 특성을 활용해 원격탐지에서 식생 분포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구름이나 눈으로 가려진 픽셀은 분석에서 제외했으며,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히말라야 전역에서 식생 상승 이동 패턴을 확인했다. 렝 박사는 “식생은 토양 수분, 수문학적 유출, 알베도(지표 반사율) 등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지역 수자원 시스템에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고산지대 식생 변화가 수자원 관리와 생태계 보전에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히말라야의 기후변화 영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