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러셀(Ken Russell)의 작품 세계는 언제나 파격적이었다. <우먼 인 러브>(1969), <얼터드 스테이츠>(1980), 그리고 링고 스타가 교황을 연기한 <리스트마니아>(1975) 등 그의 영화는 관습을 거부하는 과감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모든 작품 가운데서도 <데블스>(1971)는 단연 그의 절정작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성적 타락, 폭력, 신성모독적 요소로 가득 차 있어 바티칸으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여러 국가에서 상영금지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kini, 50년 만에 4K 복원판이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며, 러셀이 의도한 원작의 충격적인 모습을 다시금 관객 앞에 선보일 예정이다.
원작의 충격과 파격
<데블스>는 올더스 헉슬리의 <루동의 악마들>과 존 화이팅의 동명 희곡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역사적 사실에 부분적으로 영감을 받았지만, 러셀은 이 영화에서 역사적 정확성보다는 과장된 연출과 관습 파괴에 중점을 두었다. 영화는 17세기 프랑스 루동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건인 ‘루동 Possession’을 바탕으로, 성직자 위르뱅 그랑디에가 마녀 혐의로 화형당한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성적 억압과 타락, 권력의 남용과 조작을 동시에 다루며, 때로는 과장된 연출로, 때로는 poor taste로 관객을 놀라게 한다. 특히, 자르만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세트는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검열의 역사와 복원의 의미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검열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예수의 강간’으로 불리는 장면에서는 예수상이 나체로 광란하는 수녀들에 의해 공격당하는 충격적인 연출이 삭제되었다. 1971년 개봉 이후 <데블스>는 여러 형태로 검열을 거치며 전 세계에서 상영과 발매가 제한되었다.
가장 높은 품질의 홈 릴리스는 2012년 영국 영화 협회(BFI)에서 발매된 영국판 DVD였으며, 많은 영화 애호가들이 이 디스크를 소중히 보관해 왔다.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인 서덜, 필름스트럭, 크리테리언 채널에서도 부분적으로 공개되었지만, 이번 4K 복원판은 그 어느 버전보다 원작에 가까운 품질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러셀의 예술적 유산
올리버 리드와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러셀의 예술적 성취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리드는 이전에도 러셀의 <단테의 지옥>(1967)과 <우먼 인 러브>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이 작품에서도 그의 연기력은 관객을 압도한다. 영화는 성적 타락과 종교적 도발이 공존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자랑하며, 러셀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관객들은 <데블스>의 진정한 모습을 50년 만에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복원판은 러셀이 의도한 예술적 메시지를 온전히 담아내어, 영화 역사상 가장 파격적이면서도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재조명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