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데이터센터는 왜 ‘추한’ 외관을 벗어나야 하는가?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은 AI 모델을 구동하고 학습시킬 데이터센터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는 약 4,000개에 달하며,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000개 이상의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곧 가동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확장에 발목을 잡는 문제가 있다. 바로 ‘주민 반발’이다.
지역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대량의 에너지·수자원을 소비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며, 외관 또한 흉측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수백 에이커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에 창문이 없는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지는데, 이는 실용성만을 고려한 결과일 뿐 미적 감각과는 거리가 멀다.
‘호빗굴’에서 ‘성곽’까지… AI가 제안하는 데이터센터 디자인
이 같은 반발이 커지면서 일부는 데이터센터의 외관을 획기적으로 바꾸자는 아이디어에 주목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는 AI 렌더링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호빗굴’처럼 자연에 녹아드는 형태로 디자인하거나, ‘중세 성곽’이나 ‘파르테논 신전’처럼 웅장한 건축물로 재탄생시키는 안이 제시되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조슈아 쿠시너(Joshua Kushner)는 “데이터센터를 미적으로 아름답게 만들라”며 문제 제기를 했지만 구체적인 디자인 제안은 없었다. 이에 한 X 사용자는 J.R.R. 톨킨의 ‘호빗’ 세계관처럼 언덕에 파묻힌 데이터센터를 AI로 렌더링한 이미지를 공유하며 “이렇게 아름다웠다면 주민 반발이 절반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인 마이크 버드(Mike Bird) 또한 ‘중세 성곽’과 ‘파르테논 신전’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제안하며 “이 정도의 디자인은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역에 녹아드는 디자인’이 해결책?
이 같은 제안들은 다소 유머러스한 면이 있지만, 일부 디자이너들은 데이터센터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하고 있다. 디자이너 조슈아 퍼켓(Joshua Puckett)은 “그리스·기술 미래주의가 아니라, 지역적 특성을 살린 디자인이 필요하다”며 ‘지형에 자연스럽게融合하는 형태’를 강조했다. 그는 시드니, 덴버, 워싱턴 컬럼비아 분지 등 세 지역을 예시로 들며 ‘뱀처럼 곡선진 지붕’을 가진 데이터센터 디자인을 제안했다.
퍼켓은 “이 디자인은 지역 랜드마크가 되어야지, 흉측한 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데이터센터가 지역 społecz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디자인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한 외관’ 문제, 단순히 외모만의 문제일까?
데이터센터의 외관 문제는 단순히 미관적 측면뿐만 아니라, 주민 수용성(Not In My Backyard, NIMBY) 문제와도 직결된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더라도, 외관과 환경적 영향을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디자인 개선은 주민 반발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소셜미디어 상의 아이디어에 불과하지만, 데이터센터 산업이 지속 성장하는 한 디자인 혁신은 필연적인 과제가 될 전망이다. AI와 건축 기술이 발전하면서 ‘추한 외관’의 데이터센터가 점차 ‘아름다운 랜드마크’로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