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DTCC(Depository Trust & Clearing Corporation)가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증권 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했다. DTCC는 2026년 7월 한정 거래를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DTCC의 자회사인 DTC(Depository Trust Company)를 통해 제공되며, 현재 114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관하고 있는 DTCC의 규모만큼이나 그 파급력이 주목받고 있다.
토큰화란 무엇인가?
토큰화는 주식, 국채, ETF 등 기존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디지털 형태로 재현하는 기술이다. DTCC의 경우, 원본 자산은 DTC의 보관 아래 기존의 법적 보호와 소유권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디지털 토큰 형태로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는 종이 또는 기존 전자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했던 디지털 네트워크 상의 신속한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DTCC는 새로운 자산을 발행하거나 투기성 상품을 창출하지 않는다. 대신 러셀 1000 지수 주식, 주요 ETF, 미국 국채 등 이미 존재하는 자산을 디지털 버전으로 변환해 참여 기관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5년 12월 DTCC의 토큰화 서비스에 대해 3년간 한정 승인을 내리며 규제적 뒷받침을 했다.
월스트리트와 암호자산 업계의 교량 역할
DTCC는 토큰화 서비스 개발을 위해 50여 개 기관으로 구성된 산업 워킹 그룹을 운영해왔다. 이 그룹에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블랙록, 웰스파고 등 전통 금융권 거물들과 앵커리지 디지털, 서클, 온도파이낸스, 파이어블록스, 크레이큰의 모회사인 페이워드 등 암호자산 인프라 기업들이 포함됐다. 이는 DTCC가 오랫동안 평행선을 달리며 상호 불신으로 대립해온 전통 금융과 암호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토큰화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
현재 토큰화 시장은 약 250억 달러 규모로, 이 중 채권이 150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귀금속(56억 달러), 사적 신용(26억 달러), 공공 주식(8억 3800만 달러) 순이다. 2022년을 기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수조 달러에 달하는 전통 증권 시장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다. DTCC의 진출은 이 시장의 본격적인 확장을 예고한다.
경쟁 심화하는 토큰화 시장
DTCC 외에도 나스닥은 블록체인 기반 주식 발행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크레이큰과의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며, 뉴욕증권거래소(ICE 소유)는 암호자산 플랫폼 OKX와 제휴해 토큰화 주식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주요 금융기관들의 움직임은 더 이상 실험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산업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DTCC의 토큰화 서비스 출시는 전통 금융과 암호자산 시장의 융합을 가속화할 핵심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 혁신이 아니라, 증권 거래의 근본적인 인프라 변화를 의미한다.”
DTCC의 발표는 금융업계에 큰 파장을 예고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전통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는 첫 단추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