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제 ‘엔ту시어스트(enthusiast)층’을 겨냥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빠른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빠르다’는 것과 ‘재미있다’는 것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

EV 엔지니어들은 이 같은 한계에 부딪혀 고심하고 있다. 공기역학은 성능과 효율성 모두에서 중요하지만, 두 조건은 전혀 다른 엔지니어링 접근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카는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다운포스를 발생시키는 에어로 컴포넌트를 원하지만, 이는 곧 항력을 발생시켜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무게 문제까지 더해진다. 예를 들어, 닷지 차저 데이토나 스캣 팩은 무게가 5,800파운드(약 2.6톤)에 달하는데, 이는 이미 무거운 편인 현대 아이오닉 5 N보다도 1톤이나 더 무겁다.

두 차량 모두 엔ту시어스트층을 공략하기 위해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지만, 그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특히 ‘가짜 엔진음’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다. 어떤 이는 무관심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더 드라이브(The Drive)’의 에디터인 카일 체롬카(Kyle Cheromcha)와 레이싱 드라이버 니크 로마노(Nik Romano)는 이 문제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현대는 디지털 방식으로 해결했다. 아이오닉 5 N은 작은 고회전 레이스 엔진 소리를 연상시키는 ‘지피지(Giugi)’ 소리를 탑재했다. 반면 닷지는 물리적 공진기 시스템을 통해 스피커와 모터를 활용해 ‘근육질’ 있는 소리를 연출한다. 이처럼 전기차의 ‘가짜’ 파워트레인 소음은 단순히 장식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차의 성능 한계를 시험할 때, 운전자에게 실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소리는 피드백이자 정보

로마노는 “소리는 피드백이자 정보”라고 강조한다. 엔진음과 가짜 기어 변속 ‘블립’은 운전자가 차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mental shortcut(인지적 지름길)이 된다. 반대로, 가청 피드백이 없으면 운전자는 차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합성된 소음은 가짜일지 몰라도, 차의 전자 및 기계적 동작과 동기화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성능을 반영한다.

“인간은 패턴 인식에 매우 뛰어나죠. 코너에 접근할 때,full throttle로 달려오다가 가속 페달을 떼고 기어를 한 단계 내릴 때, 엔진 소리를 듣는다면 진입 속도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요.” — 니크 로마노

이 같은 특징은 아이오닉 5 N의 시뮬레이션 ‘변속기’와 ‘기어’(휠 패들로 선택 가능)에도 적용된다.roma노는 이 같은 ‘기믹’이 차의 다른 퍼포먼스 기능들과 잘 어우러져 있다고 평가했다. 체롬카 역시 아이오닉 5 N을 시승한 후 “이 차는 스포츠카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며 “드라이버 경험을 위해 설계된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피드백이 없다면 운전자는 리듬을 잡기 어려워진다. 로마노는 “소리는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안전과 성능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결국, 전기차의 ‘가짜’ 기술들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운전자와 차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인 셈이다.

출처: The Dr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