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상 예측 분야에서 AI가 속도와 정밀도 면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극한 기상 현상을 예측하는 데는 여전히 전통적인 물리 기반 모델이 더 우수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 통계학 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세바스티안 엥겔케(Sebastian Engelke)는 "AI는 많은 기상 예측 작업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지만,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극한 기상 현상 예측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Science 저널에 게재된 이 연구에서는 그래프캐스트(GraphCast)와 팡우-웨더(Pangu-Weather) 등 선도적인 AI 기상 모델들을 최근 발생한 극한 기상 현상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2020년 초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산불과 영구 동토층融解을 초래했던 사건)으로 AI 예측 모델들이 실제보다 낮은 기온을 예측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폭염은 기후 변화가 없었다면 거의 발생하지 않았을 정도로 극단적인 현상으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이 사건을 600배나 더 발생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분석됐다.

또한 AI 모델들은 극심한 바람이나 기록적인 한파 등 극한 기상 현상을 예측하는 데 전통 모델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AI가 수십 년간의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이다. 엥겔케 교수는 "AI는 오늘의 특정 기상 조건을 바탕으로 내일의 기상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학습한다. essentially,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재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극한 기상, 특히 기록적인 사건들은 과거에 관찰된 적이 없기 때문에 AI가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통 모델의 강점: 새로운 조건에 더 유연하게 대응

이 연구는 1년 전의 모델들을 분석한 것이지만, 이미 일부 AI 모델들은 여러 결과를 예측하는 확률론적 모델을 도입해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AI 모델들은 여전히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통적인 물리 기반 예측 모델은 복잡한 수학적 모델을 통해 물리적 세계를 재현하며, 새로운 조건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전통 모델 역시 극한 기상 예측에서 완벽하지 않지만, AI보다는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

일상적인 기상 예측에서는 AI가 우위

AI는 과거에 발생한 유사한 극한 기상 현상(과거 데이터 범위 내의 경우)이거나 일반적인 기상 예측에서는 전통 모델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엔비디아(Nvidia)가 올해 초 발표한 AI 기상 예측 모델 '앳라스(Atlas)'는 훈련 데이터에 없었던 폭풍 '데니스(Storm Dennis)'의 예측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영국을 강타했던 이 폭풍은 급속히 intensifying(강화)되는 사이클론으로, 앳라스 모델은 바람과 기압 기울기의 강도를 현실적으로 포착해 극심한 바람과 파괴적인 사이클론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또한 AI 모델은 허리케인의 경로 예측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이미 기상청, 웨더 컴퍼니(Weather Company)와 같은 기상 데이터 기업, 보험 회사 등에서 전통 모델과 병행해 사용되고 있다.

극한 기상 예측 정확도 높이기 위한 연구 진행 중

연구자들은 극한 기상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훈련 데이터에 기록적인 기상 사건들이 어떤 모습일지를 시뮬레이션한 데이터를 추가하는 것이다. 엥겔케 교수는 "과거에 없었던 극한 기상 현상을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훈련 데이터를 보완하는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