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표준 위원회(Parliamentary Standards Commissioner)는 Reform UK 대표이자 영국 보수당 출신 정치인 나이절 패러지(Nigel Farage)가 Tether(테더) 주주이자 Reform UK 후원자인 크리스토퍼 하본(Christopher Harborne)으로부터 받은 500만 파운드(약 65억 원) 규모의 기부금 수수와 관련해 공식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패러지는 이 돈이 사적 선물로, 개인 보안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2024년 초에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영국 총선 출마를 결정한 직후인 이 시기에 받은 기부금이 정치 후원금이 아닌 개인 선물로 분류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패러지는 이 돈이 "개인적이고 무조건적인 선물"이었다며 의원 등록금에 기재할 의무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반대 진영은 그가 의원으로 당선된 후 이 금액을 등록하지 않은 것은 의회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회 규정에 따른 논란
영국 하원 윤리규정(Commons Code of Conduct)에 따르면, 의원은 당선 후 1개월 이내에 선거 전 12개월 동안 받은 모든 금전적 이익과 등록 가능한 혜택을 공개해야 한다. 다만, "순수한 개인 선물이나 혜택"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규정에 따르면 "기부자의 동기"와 "기부금의 사용 목적"을 고려해야 하며,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경우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Reform UK 대변인은 "패러지의 사무실이 의회 표준 위원회와 협의 중이며, 이 기부금은 개인적이고 무조건적인 선물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Reform UK는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본의 기부 배경과 패러지의 주장
이번 기부금은 지난달 가디언(The Guardian)을 통해 처음 보도되었다. 패러지는 가디언의 보도가 나오기 몇 시간 전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 기고한 글에서 "패러지: 나의 집은 방화 공격을 당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며 사전 반박에 나섰다. 그는 하본이 자신에게 이 돈을 준 이유가 "평생 안전하고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패러지는 하본을 "나의 안전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열렬한 지지자"로 묘사하며, 정부가 보안 지원금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패러지는 지난해 자신의 집에 대한 방화 공격 피해자이기도 했다. 하본은 부유한 암호화폐 거물로, 항공 및 국방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7년간 Reform UK에 2,200만 파운드(약 290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그는 이더리움(Ethereum)과 테더(Tether)에도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과 후원금의 연관성
하본이 패러지와 Reform UK에 기부한 이후, 패러지는 영국 토크쇼에서 테더를 적극 홍보했으며,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들을 제안해왔다. 이는 기부금과 정치적 행보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Reform UK는 하본의 기부가 순수한 개인 선물이었음을 강조했지만, 의회 표준 위원회의 공식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