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메트 갤러리(‘메트 코스튬 인스티튜트 갤러’ 행사)는 ‘돈’이란 키워드로 화제를 모았지만,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예술계의 후원과 부의 축적이 늘 공정성과 진보를 동반하지는 않았던 것처럼, 이번 행사도 기술 재벌들의 부와 권력이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뜨거운 논쟁으로 점철됐다.
‘기부’와 ‘불공정’의 대립장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그의 파트너 로렌 산체스 베조스가 행사의 명예 의장 및 주요 후원자로 나섰다. 이들은 1천만 달러를 기부하며 ‘테크 갤라’라는 별명을 얻은 이 행사를 ‘부와 불공정’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아마존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베조스의 정치적 기부금이 화두로 떠오르며, 메트 갤러리는 ‘헝거 게임’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노동 운동가들과 뉴욕 주지사 후보인 조흐란 마마다니(Zohran Mamdani)는 행사를 겨냥한 ‘카운터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심지어 아마존 반대 시위자가 월요밤 장벽을 부수며 체포되는 일도 벌어졌다.
‘돈의 눈가리개’가 유일한 정치 선언
메트 갤러리 레드카펫에서 유일하게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스타일은 세라 폴슨의 연회복이었다. 그녀는 프랑스 전위 패션 브랜드 마티에르 페칼(Matières Fécales)의 ‘2026년 가을 콜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달러 지폐 눈가리개’로 자신을 가린 채 등장했다. 이 콜렉션은 ‘1%’를 겨냥한 작품으로, 폴슨의 의상은 ‘돈에 눈이 멀었다’는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이 또한 초호화 컬렉션이었기에, 이 메시지를 이해하는 이들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스타일’보다 ‘돈’의 과시
이번 행사는 ‘부’의 과시로 점철됐다. 로렌 산체스 베조스는 30캐럿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착용했고, 메트 갤러리 공동 의장인 비욘세는 ‘칼라하리 여왕’이라는 이름의 5천만 달러짜리 쇼파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었다. 비욘세 또한 억만장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과시는 ‘부’를 과시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듯 보였다. 문제는 이처럼 엄청난 재력을 지닌 이들이 ‘스타일’을 잃었다는 점이었다. 마돈나는 레오노라 캐링턴의 그림을 영감으로 한 생로랑 드레스를 입었지만, ‘최고의 스타일’을 보여주진 못했다.
푸에기아 1833, 서부 해안 첫 매장 오픈
한편, 아르헨티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가 캘리포니아 남부 코스트에서 서부 해안 첫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아카데미상 수상 작곡가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새로운 향수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푸에기아 1833는 향수계의 혁신가로 불리는 훌리오 알칸타라가 2006년 설립한 브랜드로, 자연 재료와 실험적 조향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서부 해안 진출은 향수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