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메트ropolitan 미술관의 ‘패션은 예술’ 테마 아래 펼쳐진 레드카펫에서 인플루언서 에마 챔버레인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그림 같았다. 그녀의 드레스는 아크릴 잉크와 유화 물감이 휘감기며, 한 걸음마다 색채가 번져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챔버레인이 착용한 맞춤형 무글러(Mugler) 드레스의 디자인은 창의감독 미구엘 카스트로 프레이타스가 맡았지만, 이목을 집중시킨 건 드레스 전면에 수놓은 예술적 손길이었다. 프랑스 파리 출신의 예술가 안나 델러-이(Anna Deller-Yee)가 40시간에 걸쳐 직접 손으로 유화 물감을 덧칠한 이 드레스는 옷감 한 조각 한 조각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드레스의 제작 과정은 놀라웠다. 40시간의 손그림 작업에 이어 4일간의 건조 시간을 거쳐야 했고, 완성된 드레스는 무려 6피트 길이의Shipping 상자에 담겨 파리에서 뉴욕으로 운반되었다. 메트 갈라의 테마 ‘패션은 예술’은 ‘복장 예술’ 전시회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의 몸을 예술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로렌 산체스 베조스는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 X’를, 그래시 에이브람스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바워의 초상’을 재현했지만, 챔버레인은 달랐다. 그녀는 단일 작품을 재해석하는 대신 인상파와 표현파 작품들의 특징인 붓질과 분위기를 결합해 새로운 예술적 표현을 시도했다.

예술과 패션의 만남, 델러-이의 여정

델러-이는 2021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마르니(Marni)의 프린트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녀는 수작업 프린트 전문가로, 디지털 스캔용 작품부터 완성된 옷감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작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해왔다. 그녀의 독특한 아날로그 스타일은 글로벌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나이키, 니키 미나즈(2024년 메트 갈라 의상 협업), 안나 윈투어 등과의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현재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휴고 마리(Hugo Marie)의 아티스트 에이전시에서 활동 중이다.

델러-이는 무글러와의 두 번째 메트 갈라 프로젝트에서 창의감독 미구엘 카스트로 프레이타스와 긴밀히 협업했다. “미구엘이 무글러에 합류한 후 우리는 프린트 작업을 시작했고, 그 작업은 점점 더 정교해졌습니다. 브랜드 비전을 깊이 이해하며 함께해 나갔죠.”라고 델러-이는 말했다. 어느 날, 메트 갈라 드레스 제작 제안을 받은 그녀는 “누군가에게 이 정도의 신뢰를 주는 건 정말 큰 일이에요.”라고 회상했다.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

챔버레인의 드레스는 단순히 예술 작품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인상파와 표현파의 특징을 융합해 새로운 감각을 창조했다. 그녀의 작업은 패션이 예술의 한 형태로 인정받는 시대를 맞아,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 테오 워고/필름매직/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