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베를린 몰 오브 베를린에서 열린 테슬라의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가 팝콘을 나눠주고 있다. | 크리스토프 쇠더/픽처 얼라이언스 via 게티이미지

최근 인간형 로봇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마라톤을 완주하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야생 멧돼지를 쫓아내는가 하면, 공항에서는 짐 운반원, 쓰레기 분류원, 교통경찰로 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백악관 레드카펫 행사에서 전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걷기도 했고, 불교 승려로 서품되기도 했다. 인간형 로봇은 가사 노동부터 노인 돌봄, 공장 작업까지 모든 분야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지만, 과연 이 열풍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을까?

테슬라는 전기차에서 인간형 로봇으로 사업을 전환하며 곧 인간 수를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Today, Explained의 호스트 숀 라메스와럼은 기술 저널리스트 제임스 빈센트(《하퍼스 매거진》 표지 스토리 ‘로봇 차기’ 저자)와 함께 인간형 로봇의 현실과 한계를 논의했다. 아래는 그들의 대화를 일부 편집한 내용이다.

로봇과의 만남: 기술과 인간의 교감

제임스 빈센트: 로봇을 만난 경험이 있나요? 저는 아직 못 해봤는데요.

빈센트: 사실 저는 로봇을 만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로봇 기업을 방문했는데, 하나는 앱트로닉(Apptronik)이고, 다른 하나는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입니다. 두 회사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어요. 둘 다 인간형이지만, 어질리티는 창고 작업에 특화되어 있어 다소 비인간적인 외형을 지녔습니다. 무릎이 반대로 굽은 형태죠. 반면 앱트로닉은 일반용 로봇으로, 인간의 비율에 가깝고 똑바로 서며 눈을 마주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과 닮았습니다.

저는 그 로봇들과 악수도 하고, 영국식 ‘가위바위보’도 해봤어요. 그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건 로봇 차기였죠.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기 전에 제 분노를 표출하고 싶었거든요. 물론 농담입니다만.

로봇은 저를 친절히 대했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로봇이 미래에 제게 복수할지도 모르죠. 안타깝게도 로봇을 차지는 못했습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허락되지 않았거든요. 대신 커다란 막대기로 로봇을 세게 찌르는 시늉을 했습니다. 그게 다음으로 좋은 선택이었죠.

로봇이 넘어졌나요?

빈센트: 아니요. 로봇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를 쳐다보기만 했어요. 정말 무표정하게요. 마치 ‘너는 왜 나를 때리려고 하니?’라는 눈빛이었어요.

로봇의 무표정함이 오히려 더 무서웠어요. 로봇이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그 순간 저는 로봇의 ‘무감정’이 오히려 더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로봇에게는 두려움이 없지만, 인간에게는 두려움을 주는 존재가 되는 거죠.

인간형 로봇의 현실: 가능성과 한계

로봇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특히 인간형 로봇의 경우, 움직임의 유연성과 안정성이 가장 큰 과제다. 빈센트는 로봇이 인간과 같은 수준의 민첩성을 갖추려면 아직 멀었다고 지적한다.

“로봇은 특정 작업에서는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로봇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복잡한 환경을 navigating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라고 빈센트는 말했다.

또한, 로봇의 에너지 효율성도 큰 문제다. 인간형 로봇은 인간과 같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제한된 배터리 용량으로 인해 지속적인 작업이 어렵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은 실내 작업에 국한된 경우가 많으며, 야외 환경에서는 성능이 떨어진다.

산업계의 관심: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분야

인간형 로봇이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제조업과 물류다. 특히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은 로봇에게 맡기기에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에서의 조립 작업이나 창고 내 물류 분류 등은 이미 일부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테라(TERA)라는 로봇이 공항에서 수하물을 운반하고 있으며, 봇(Figure AI)는 식당에서 웨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HRP-5P가 건설 현장에서 벽돌을 쌓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분야에서는 이미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가정 내 보조나 노인 돌봄과 같은 복잡한 작업은 아직 실현 가능성이 낮다.

로봇의 한계: 기술적·윤리적 문제

로봇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첫째, 로봇의 안전성이다. 로봇이 인간과 공존하는 환경에서 오작동할 경우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데이터 보호와 프라이버시 문제다. 로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민감한 정보일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보호할지가 관건이다. 셋째, 일자리 대체에 따른 사회적 영향이다. 로봇이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경우, 실업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빈센트는 “로봇이 모든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단기적으로는 특정 분야에서 로봇이 보조 역할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전망: 로봇과 인간의 공존

인간형 로봇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테슬라, 보스턴 다이내믹스, 유니티 로보틱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로봇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본과 한국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로봇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조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노인 돌봄 로봇은 환자의 vital sign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에게 알림을 보내는 수준에 머물 것이다. 가정 내 가사 노동도 로봇이 일부 수행하겠지만, 모든 일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빈센트는 “로봇은 인간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지만, 인간 고유의 감정과 창의력은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가 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은 점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인간형 로봇의 열풍은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기술 발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은 분명하다. 로봇이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우리는 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출처: V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