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미식축구(NFL) 드래프트에서 예상치 못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앨라배마 대학교의 전설적인 감독 닉 세이반이 말라카이 로렌스를 1라운드 23순위로 지명한 댈러스 카우보이스에 대해 ‘리치(무리한 선택)’라고 평가했으나, 방송 중임을 알고는 곧바로 태도를 바꿨다.
‘오웬스 업라이브(Awful Announcing)’의 브랜든 콘테스에 따르면, 세이반은 로렌스가 지명된 직후 “와, 이건 리치야”라고 말했고, 방송 중임을 인지한 뒤에는 “사실 이 선수는 내가 tomorrow(다음날) 주목할 선수 중 한 명이었다”며 급히 말을 바꿨다. 이어 “이 선수는 정말 좋은 선수야. 내가 overlooked(간과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카우보이스가 overlooked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드래프트 방송 문화의 이중성 지적
세이반의 발언은 드래프트 방송 문화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드래프트Night 1에서는 지명된 신인 선수들에게 ‘모든 것이 최고’라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정작 전문가들은 1라운드 픽 중 3분의 1에서 절반가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중에는 이를 솔직히 표현하지 않는 ‘축하 분위기’가 강요되고 있는 것이다.
세이반의 경우처럼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무심코 내뱉은 발언이 진실의 순간으로 남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 중에는 선수들의 축하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솔직한 평론’이 억압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팬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진짜 평가’를 얻기 어려운 구조로 이어진다.
‘리치’ 발언의 진실성 논란
세이반의 번복 발언은 과연 진정성이 있었을까? 그는 “이 선수는 좋은 선수”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정작 ‘리치’라는 초반 발언은 그가 로렌스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NFL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픽은 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 지명인 만큼, 전문가들의 솔직한 평가가 팬들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방송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축하 분위기’가 우선시되면서 진실성이 묻히는 경우가 빈번하다.
로렌스의 실제 활약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NFL 역사상 1라운드 픽의 약 30~50%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프트 방송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솔직히 언급하지 않는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 세이반의 ‘실수’ 발언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순간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