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9일(현지시간) 종교단체 ‘퍼스트 초이스’(First Choice Women's Resource Centers)가 뉴저지 주 검찰총장의 기부자 정보 요구에 대해 소송권을 가졌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만장일치로 이뤄졌으며, 특히 낙태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법원 내 일치된 의견이 도출됐다.

사건명은 퍼스트 초이스 대 뉴저지 주(First Choice Women's Resource Centers v. New Jersey)로, 종교단체가 주 검찰총장의 정보 요구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사안이다. 연방대법원은 이 단체가 ‘사건성’(Article III standing)을 갖추었다고 결론지었다.

‘사건성’ 요건 충족 여부가 핵심

연방대법원 판결문에서 고스치치 대법관은 “이 사건은 narrow question(좁은 범위의 질문)에 불과하다”며 “단체의 연방 소송 merits(본안)는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연방 법원이 ‘사건’과 ‘논쟁’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을 갖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실질적 손해’, ‘인과관계’, ‘구제 가능성’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중에서도 ‘실질적 손해’ 요건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다. 연방대법원은 단체가 기부자 정보 제출 요구로 인해 기부자들이 단체와 연관되는 것을 꺼림으로써 이미 실질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주 검찰총장이 요구를 강제할 ‘신뢰할 만한 위협’이 존재한다고도 밝혔다.

하급심과 대조되는 판결

흥미로운 점은 이 사건의 하급심 4명의 판사 중 3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는 사실이다. 고스치치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이 문제는 스스로 답이 나오는 질문”이라며 하급심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정부가 강제 조치를 취하기 전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인용하며 단체의 소송권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낙태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법원 내 일치된 의견이 도출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마이페프리스톤’(mifepristone) 관련 소송에서도 대법원 내 보수와 진보 성향의 법관들이 일치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정부가 강제 조치를 취하기 전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법을 집행할 ‘신뢰할 만한 위협’이 있을 때 가능하다.”
— 고스치치 대법관, 퍼스트 초이스 대 뉴저지 주 판결문 中

종교단체의 표현의 자유 보호

이번 판결은 종교단체가 정치적·사회적 활동을 위해 기부자 정보를 보호받을 권리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주 정부가 단체의 기부자 정보를 요구할 경우, 단체는 사전 예방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표현의 자유를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연방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종교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조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подоб한 사안에서 연방 법원이 ‘사건성’을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출처: R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