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원전 폐기 계획 중단하고 국유화로 전환

벨기에는 원자력 발전 비중이 세계 4위(전력의 약 45%)에 달하는 국가로, 오랫동안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원전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2003년 제정된 원전 폐기법에 따라 2022년부터 7개 상업용 원전 중 5기를 폐쇄하는 등 단계적 폐기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이 계획을 중단하고 원자력 산업을 국유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에너지 정책의 큰 전환을 맞고 있다.

프라임 미니스터 바트 더 베버(Bart De Wever)는 14일 X(구 트위터)에 "정부가 프랑스 공기업 엥지에(Engie)와 협의해 벨기에 원자력 산업의 완전 인수를 위한 사전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안전하고 저렴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화석 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며 에너지 공급을 자체적으로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엥지이는 벨기에의 모든 7개 원전을 소유하고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도 원전 확장 정책 추진

프랑스는 이미 2023년 국영 전기 회사 EDF(Électricité de France)를 완전 국유화했으며, 지난달에는 차세대 원전 EPR2 부품 생산 공장에 1억 17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또한 14일 자체 개발 CANDU 기술과 우라늄 광산 개발에 중점을 둔 국가 차원의 원자력 전략을 발표하는 등 원전 산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원전 산업의 국유화 및 확장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국은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자 원전 산업에 대한 재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안보 강화와 기후 목표의 균형 dilemma

벨기에의 경우, 원전 폐기 정책을 추진하던 정부가 에너지 안보와 기후 목표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정책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전 국유화는 민간 자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 배출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부는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도 화석 연료 수입을 줄이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다."
– 벨기에 프라임 미니스터 바트 더 베버

세계 각국의 원전 정책 동향

  • 프랑스: 2023년 EDF 완전 국유화, EPR2 원전 부품 생산 공장 투자
  • 캐나다: CANDU 기술과 우라늄 광산 개발에 중점 둔 국가 원자력 전략 발표
  •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재가동 추진, 최근 규제 완화 논의
  • 미국: Inflation Reduction Act로 원전 및 신재생 에너지 지원 확대
  • 중국: 세계 최대 원전 건설국으로 부상, 206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전 확충 가속

이 같은 글로벌 동향은 원전이 기후 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원전 산업의 국유화는 민간 자본의 유입을 제한할 수 있으며,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각국은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안정성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