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이 지난 23일(현지시간) 하원 감독위원회에 출석해 폐쇄된 공간에서 진술을 했다. 그는 제프리 엡스타인과 과거 관계를 둘러싼 모순된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루트닉의 증언 전, 감독위원회 공화당 의원들은 그를 옹호하기보다 중립적 입장을 보였다. 위원장 제임스 코머는 기자들에게 "이메일 교환에서 잘못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그가 섬에 간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100% 솔직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그의 증언을 혹독하게 비판했다. 야스민 안사리 의원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로 미루어볼 때, 하워드 루트닉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악랄한 은폐를 방조한 병적 거짓말쟁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같은 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동쪽 날개가 강제 철거되고 있었다. 인부들은 ‘트럼프의 볼룸’ 건설을 위해 잔해를 치우고 있었다. 사진=에릭 리/Getty Images

‘노 킹스’ 집회: 500만~700만 시민이 참여한 ‘민주주의 선언’

지난 10월 18일,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No Kings)’라는 슬로건 아래 500만~700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왔다. 이 집회는 트럼프의 전제적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로 기록됐다.

사전 예고와 달리 집회는 평화롭고 애국적인 분위기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미국 독립선언서의 핵심 원칙인 "정부는 국민의 동의에 의해 정당성을 얻는다"는 이념을 되새겼다. 또한 헌법이 보장하는 "평화로운 집회 및 정부에 대한 청원권"을 실천에 옮겼다.

이날 시위는 트럼프의 반민주적 행보에 대한 강력한 resistance로 평가됐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시위를 무마하기 위해 백악관 동쪽 날개를 강제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사전 협의도, 공청회도 없이 말이다.

트럼프의 ‘에디스 콤플렉스’: 권력자의 전제적 상징주의

트럼프의 초대형 볼룸 건설은 단순히 건축학적 실패가 아니다. 이는 그의 권력욕과 불안정한 자아를 반영하는 ‘에디스 콤플렉스(edifice complex)’의 발현으로 볼 수 있다. 권력자들이 흔히 보이는 이 현상은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고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거대한 건축물을 짓는 행태를 일컫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볼룸이 단순히 ‘잘못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공화국의 근본 정신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백악관을 ‘국민의 집’이 아닌 ‘자기 집’으로 재단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권력의 분산’과 ‘국민 주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트럼프는 국민의 목소리를 억누르고자 했지만, 오히려 시민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의 볼룸은 미국의 공화주의를 파괴하는 상징물일 뿐이다. 그는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역사적 가치를 무시한 채 자신의 권력을 과시했다."
— 정치평론가 윌리엄 크리스톨

백악관 동쪽 날개 철거의 파장

  •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강제 철거’: 백악관 동쪽 날개가 트럼프의 개인 프로젝트를 위해 무단 철거됐다.
  • 법적·역사적 무단 침해: 의회나 문화재보호단체와의 협의 없이 진행된 프로젝트로, 법적 분쟁 가능성 제기.
  • 국민 주권에 대한 도전: 트럼프는 백악관을 ‘자기 집’으로 여기며,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 결정을 내렸다.
  • 국민 저항의 심화: ‘노 킹스’ 집회 이후 트럼프의 반민주적 행보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