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틱톡 최대 스타 카비 라메(Khaby Lame·세네갈계 이탈리아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로 등극했다. 1억 6천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홍콩의 인쇄 기업 리치 스파클 홀딩스(Rich Sparkle Holdings)와 약 975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은 크리에이터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계약 발표 3개월 만에 모든 상황이 뒤집혔다. 리치 스파클의 주가가 급락하며 거래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보이며, 라메는 SNS에서 해당 기업을 언급하는 것을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사기극’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계약의 진실: AI 디지털 트윈과 9750억원 약속
리치 스파클과의 계약은 라메의 AI 디지털 트윈을 36개월간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 AI 아바타는 틱톡 라이브 스트림과 틱톡 샵 상품 판매 등에 활용될 계획이었으며, 예상 매출액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계약 발표 직후 리치 스파클의 주가는 주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1조 8천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주당 8.52달러로 폭락해 시가총액은 1240억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 “사기극일 가능성 높다”
미국 투자 회사 제임스타운 캐피털(Jamestown Capital)의 헨리 카터(Henry Carter)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사기극일 가능성이 크다”며 “리치 스파클 같은 기업을 매일 상대하지만, 이 회사의 연매출은 약 6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큰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 에이전시 메디아소시에이츠(Mediassociates)의 알리시아 위버(Alicia Weaver) 부사장은 “카비 라메와 리치 스파클의 계약은 전형적인 ‘펌프 앤 드럼(pump and dump)’ 사기극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9750억원 규모의 계약이 발표됐지만, 실제 거래는 무산됐고, 주요 증권사들은 거래 제한 조치를 내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계약 무산의 실체: 공식 확인도 없어
리치 스파클은 1월 보도자료에서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는 아직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3월 말 제출된 SEC 서류에 따르면 거래 완료는 특정 조건 충족 여부에 달려 있다고 명시됐다. 또한, 라메는 최근 SNS에서 리치 스파클의 주식 티커를 삭제하며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터 경제의 위험 신호
-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이 기업과 계약을 맺을 때 큰 숫자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
- ‘펌프 앤 드럼’ 사기극은 주식 시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사기 방식
- 라메의 경우처럼 AI 디지털 트윈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사기꾼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 높음
이 사건은 크리에이터 경제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큰 수익을 약속하는 계약 뒤에는 사기극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