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벨소리가 울리자, 피투성이가 된 파비오 워들리는 비틀거리며 링 중앙으로 향했다. 마치 첫발을 내딛는 듯한 모습이었다. 경기는 그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경기 시작 12초 만에 오른손 오버핸드 펀치로 듀보이스를 강타해 링 바닥에 쓰러뜨렸고, 3라운드에서도 머리 꼭대기를 가격해 듀보이스를 무릎 꿇게 했다.

그러나 이후 워들리의 펀치는 대부분 빗나갔다. 과장된 듯 보일 정도로 거친 궤적을 그리며 허공을 가르기만 했다. 반면 듀보이스는 빠른 잽과 강력한 오른손으로 워들리의 얼굴을 맹폭격했다. 그의 얼굴은 한쪽으로 눈이 완전히 감기고 코는 붉게 부어올라 마치 광대 같았다.

심판 하워드 포스터는 6라운드 종료 직전 듀보이스가 워들리를 연이어 휘청거리게 했을 때 경기를 중단할 수 있었다. 또한 워들리의 코너는 그가 비틀거리며 서 있거나, 링 바닥에 쓰러졌을 때, 또는 피로 범벅이 된 채 멍하니 서 있을 때마다 언제든 타월을 던질 수 있었다. 워들리의 전설적인 맷집은 최근 두 번의 역전 KO승을 이끌었지만, 이날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그는 듀보이스의 펀치를 맞아도 쓰러지지 않고 버텼고, 잠시 비틀거리거나 얼어붙는 데 그쳤다.

한 해설 위원은 "파비오 워들리의 턱은 기사 작위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British Empire 훈장을 수여한다면, 그의 맷집에 헌정해야 할 것이다. 이보다 더 잔인한 펀치도 수없이 많지만, 이 정도로 처참한 패배는 그의 턱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이번 경기 전에는 오히려 듀보이스의 약점이 화제였다. 그는 2023년 올렉산드르 우시크에게 8라운드 KO패를 당했고, 이후 앤서니 조슈아를 압도적으로 꺾으며 재기했지만, 우시크와의 재대결에서 5라운드 만에 패배했다. 듀보이스는 위기 상황에서 두려움을 보이며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고, 카메라 앞에서도 어색한 태도로 비판받았다.

출처: Def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