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직원 컴퓨터 사용 패턴까지 AI 학습용으로 수집
메타(구 페이스북)가 직원들의 컴퓨터 사용 패턴을 AI 학습에 활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Model Capability Initiative(MCI)’라는 내부 도구가 키보드 입력, 마우스 클릭, 드롭다운 메뉴 선택 등 세밀한 사용 패턴을 수집해 AI 에이전트 개발에 활용된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메타가 추진 중인 자율 AI 에이전트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을 실제 데이터로 제공해 AI가 업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메타 측은 "컴퓨터로 일상 업무를 돕는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컴퓨터를 사용하는지(마우스 움직임, 버튼 클릭, 메뉴 탐색 등)의 실제 예시가 필요하다"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사생활 보호 조치’ 주장했지만…
메타는 "민감한 콘텐츠는 보호되며, 수집된 데이터는 AI 학습 외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은 AI 도입으로 인한 대량 해고 가능성과 함께, 회사에서 모든 컴퓨터 사용 행위가 기록되는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올해 초 메타는 이미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AI 비용 절감과 AI 에이전트 도입을 위해 수천 명의 추가 해고가 예상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메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트위터(현 X)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AI 효율화를 이유로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으며, 블록(Block Inc.)의 잭 도시 CEO도 AI 도입을 이유로 직원의 40%를 해고한 바 있다.
법적으론 허용되지만… 윤리적 논란 커져
미국의 경우, 근로자의 사생활 보호 관련 법제가 AI 시대 규제에 뒤처져 있어 메타의 MCI 프로그램은 법적으로 문제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텍사스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조교수인 내털리 비드닉 안드레아스(Natalie Bidnick Andreas)는 "미국 연방법은 근로자 사생활 보호에 대한 규제가 매우 약하며, 회사 기기 및 업무용 계정에서의 키스트로크·마우스 움직임 모니터링은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주에서는 전자 감시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사전 고지 의무가 있거나,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화되면서 근로자 보호 범위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안드레아스 교수는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법은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근로자의 권리 보호는 여전히 미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 법제는 AI 시대 규제에 ‘부적합’
미국의 경우 키스트로크 로깅이나 화면 캡처에 대한 규제가 유럽연합(EU)보다 약하며, 기존 법은 AI 시대 규제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Surveillance Technology Oversight Project’의 법률 책임자 다리오 마에스트로(Dario Maestro)는 "기존 법은 상사들이 전화 통화를 도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된 것이지, AI 학습용 데이터 수집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근로자 사생활 보호 법제는 AI 시대 규제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메타의 경우 법적으로는 허용되지만, 이는 근로자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
– 다리오 마에스트로, ‘Surveillance Technology Oversight Project’ 법률 책임자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근로자 보호와 기업의 AI 도입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의 경우 메타가 추진 중인 MCI 프로그램과 같은 조치가 법적으로 허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윤리적·사회적 논의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