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가문’ 틈바구니에서 고전하는 머스크의 xAI
기술학자 케이트 크로포드(Kate Crawford)가 언급한 ‘AI 대가문(Great Houses of AI)’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를 말한다. 이들은 미국 시가총액 상위 6개 기업 중 4곳을 차지하는 거대 기술 독점 기업들이다. 이들에게는 ‘소규모 영주국’에 비유되는 후발 주자들이 존재한다. 일론 머스크의 xAI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는 자신의 AI 프로젝트인 x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막대한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고객 확보와 존경 획득에는 실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xAI의 챗봇 ‘그로크’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머스크는 그로크를 자신의 SNS 플랫폼 X(구 트위터)에 통합해 일시적인 사용자 증가세를 이끌어냈지만, 월간 다운로드 수는 1월 2000만 건에서 4월에는 830만 건으로 급감했다.
유료 사용자도 ‘제로 성장’…OpenAI·구글에 비해 ‘압도적 열세’
개별 사용자 감소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리콘 애널리틱스(Recon Analytics)가 26만 명 이상의 AI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로크의 유료 사용자 비율은 지난 1년간 거의 unchanged 상태였다. 2025년 X 사용자의 0.173%가 그로크 유료 서비스를 이용한 데 비해, 현재는 0.174%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6% 이상의 응답자가 오픈AI의 ChatGPT 유료 이용을 선택했다.
이 같은 저조한 전환율의 원인은 명확하다. AI 벤치마크 사이트 LiveBench에 따르면, 그로크의 현재 모델은 구글과 오픈AI의 모델들에 비해 추론 및 코딩 작업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인 ‘키미(Kimi)’와 ‘딥시크(DeepSeek)’에도 밀리고 있다. 또 다른 벤치마크 플랫폼 Chatbot Arena에서도 그로크는 오픈AI, 구글, 앤트로픽의 ‘클로드( Claude)’ 모델들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비브’가 좌우하는 AI 성공…머스크의 그로크는 ‘RC콜라’ 수준
벤치마크 성적이 그로크의 문제를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앞서 언급한 중국 모델들처럼 ‘가장 인기 있는 AI 모델’이 반드시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비브(vibes)’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엔지니어이자 기술 투자자인 벤 풀라디안(Ben Pouladian)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로크의 ‘비브’가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AI는 코카콜라, 앤트로픽은 펩시, 그로크는 RC콜라 같다. 사람들이 마시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AI 도전, ‘그로크’로만 끝날 것인가?
머스크는 xAI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로크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AI 산업에서 ‘비브’가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기술력과 사용자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성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AI 도전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