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다. 특히 구직자들은 AI가 도입되면서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면접의 무덤'에 갇히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를 대체하는 차원이 아니라, 공정성마저 위협하는 새로운 형태의 배제 메커니즘으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 의료계의 레지던시 지원 현장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이비리그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0편 이상의 연구 논문을 발표한 채드 마키(33)는 2025~2026년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82곳에 지원했지만, AI 기반 채용 시스템으로 인해 대부분 거절당했다. 그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한 치료 휴학 기록이 있었지만, 이는 의학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AI 시스템이 이를 '자발적 휴학'으로 잘못 해석하면서 그의 지원서는 자동 필터링되었다.
마키의 사례는 AI 채용 시스템의 치명적인 약점을 보여준다. 그는 "나는 지옥 같은 고통에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 지경이 되다니"라고 분노를 표했다. 특히 AI 기반 채용 도구 '코텍스(Cortex)'는 병원 측에 빠르게 확산되며, 수백 명의 지원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제공한다고 홍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필수적인 인력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AI가 채용 과정에서 내리는 '자동 거절'은 단순히 기술적 오류를 넘어,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료계와 같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이러한 문제는 인력 부족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 시스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규제와 감시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