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틴더가 사용자의 눈동자를 스캔해 ‘진짜 인간’을 인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AI 스타트업 ‘월드코인(Worldcoin)’의 후속 프로젝트인 ‘월드(World)’와 협력해 진행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틴더는 사용자들이 눈동자를 스캔하는 기기 ‘오브(Orb)’를 통해 ‘월드 ID’를 발급받으면 프로필 노출도를 높이기 위한 ‘부스트’ 5개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부스트는 일반적으로 한 번에 최대 10달러에 판매되는 기능으로, 프로필 가시성을 30분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월드 프로젝트는 본래 ‘월드코인’이라는 이름으로 2020년 시작됐다. 사용자들은 눈동자 스캔을 통해 ‘월드 ID’를 발급받고, 자체 암호화폐 ‘WLD’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WLD의 현재 가격은 0.25달러에 불과하며, 출시 당시(7.50달러)보다 크게 하락한 상태다. 이는 사용자들이 생체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가로 회사 발행 암호화폐를 받는 구조로, 비판을 받았다.
사생활 침해와 규제 속 논란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조사에 따르면, 월드코인은 저개발국에서 근로자를 대상으로 눈동자 스캔을 유도하는 등 ‘착취적 관행’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월드코인이 수집한 홍채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케냐는 2023년 월드코인의 운영을 전면 중단시켰다. 영국 정보보호당국도 개인정보 수집 방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사생활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틴더가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로 지적된다. 틴더는 주간 활성 사용자 약 5천만 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월드 프로젝트는 사용자 확보를 위해 틴더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월드 ID를 발급받은 사용자는 약 1천8백만 명으로, 틴더의 사용자 풀을 활용해 이 숫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대, 진위 판별의 필요성
월드 프로젝트의 창업자 샘 알트만은 “온라인 콘텐츠의 대부분이 AI로 제작될 미래를 우려하며, 인간과 AI를 구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생체 데이터 수집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다.
“AI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인간의 콘텐츠를 넘어설 미래가 오더라도, 우리는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 샘 알트만(월드 프로젝트 창업자)
한편, 틴더는 이번 제휴가 사용자 안전을 위한 ‘창의적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단체들은 생체 정보 수집의 위험성과 투명성 부족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