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는 오는 6월 14일(금) 주 의회에서 어린이 필수 예방접종 의무화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가결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부모가 자녀의 예방접종을 거부할 수 있는 조건을 크게 완화해,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적 이유만으로도 의료적 또는 종교적 근거 없이 예방접종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같은 변화는 폴리오, 파상풍, 홍역 등 치명적 질병 예방을 위한 예방접종을 거부할 수 있는 문을 넓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로리다 주는 이미 팬데믹 기간 동안 공중보건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무시해 왔으며, 수돗물 불소화 제한, SNAP 복지혜택 제한, 예방접종 규정 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중보건 원칙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라다포 보건국장의 ‘자유주의적’ 공중보건 정책
이 법안의 핵심 주역은 주 보건국장 조셉 라다포 박사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MD와 PhD를 취득하고 유명 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을 지닌 의사이지만, 공중보건 정책에서 독특한 접근법을 고수해 왔다.
라다포는 2021년 9월 취임 첫날 학교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 선택권을 부모에게 부여하는 규정을 공식화했으며, 같은 해 말에는 건강한 아동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장 반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CDC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거스른 조치였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성분을 두고 “건강한 세포를 암세포로 변이시킬 수 있다”며 FDA에 모든 백신 접종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FDA는 이 주장을 “오도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2024년 홍역 유행 당시에는 CDC의 21일 격리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부모 또는 보호자의 학교 출석 결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주지사 론 디샌티스와 함께 주 법령에서 예방접종 의무화를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자유’와 ‘영적 치유’의 혼합된 세계관
라다포의 공중보건 정책은 그의 독특한 세계관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전직 해군 특수부대원인 크리스토퍼 마허라는 영적 지도자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의 치료법이 자신의 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마허는 전통 중국 의학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제공하는 치료는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허의 ‘Body of Light’ 치료법은 “몸과 뇌, 신경계의 부정적 스트레스와 유전적 패턴을 변환하고 배출하는 에너지적 과정”으로, ‘Sha-King’ 의학은 “복잡한 스트레스 패턴을 직접 해결하는 치료법”이라고 설명된다. 라다포는 마허와의 관계를 “진정으로 자유로워졌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라다포의 접근법은 공중보건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며, 그의 정책이 과학적 근거보다는 개인적 신념에 기반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플로리다 주의 예방접종 규제 완화는 공중보건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