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누군가를 ‘포저’라고 비난하는 말로 ‘LARPing’이 널리 퍼졌듯이, 이제는 ‘필러’라는 단어가 ‘The Boys’‘Invincible’ 같은 작품의 에피소드 중 관객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내용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이 이 용어를 올바르게 사용한다고 해도, ‘필러’가 단순히 ‘재미없는 에피소드’를 뜻하는 말로 변질되면서 작품의 캐릭터 여정이 지닌 중요성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온라인상에서 ‘필러’는 종종 전투가 없는 느린 에피소드나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를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지만, 본래 ‘필러’는 만화의 연재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위해 창작된 오리지널 스토리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빅 쓰리’로 불리는 인기 작품들에서 전체 시즌이 필러로 구성된 경우도 흔했다. 대표적인 예로 블리치의 뱀파이어 에피소드, 나루토의 사스uke와 나루토의 갈등을 앞둔 비극적 과거를 다룬 필러 에피소드, 원피스의 초기 오리지널 스토리 등이 있다. 이 때문에 팬들은 수천 시간 분량의 필러를 걸러내기 위한 포럼과 재편집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요즘은 필러 시즌이 거의 사라졌다. 만화가의 건강 문제로 인한 연재 중단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애니메이션은 이제 계절별로 12~25화 분량으로 제작되며, 각 에피소드는 만화의 주요 스토리 사이에 자연스럽게 배치된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필러’라는 용어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원작과의 직접적인 비교에서 벗어나オリジナル 에피소드가 등장하면, 그것은 곧 ‘필러’라는 비하적 표현으로Labeling된다.

필러의 암흑기였던 소년 점프 작품들과 fanservice 가득한 해변 에피소드를 겪어본 필자도 이제는 필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실, 필러는 때로 작품의 분위기, 캐릭터의 상호작용, 세계관 구축에 새로운Texture를 더하는 ‘서사적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인기 소년 점프 작품들에서는 끊임없는 전투와 외침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느껴진다.

물론 모든 필러가 같은 수준은 아니다. 다음은 과거 인기 소년 점프 작품들의 필러 에피소드 중, 오늘날 기준으로 ‘TERRIBLE’이라고Labeling되었을지라도 실제로는 훌륭한 작품들이다.

원피스

원피스는 초기 필러가 정사 스토리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애니메이션의 시작 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은 ‘One Pace’나 레딧의 endless posts를 통해 ‘원피스’ 애니메이션의 긴 러닝 타임을 정리하려는 팬덤의 노력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실사 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후에는 Wit Studio가 제작한 리마스터 버전이 공개되어, 새로운 팬들에게 더 매력적인 진입 장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나루토

나루토의 필러 에피소드 중에는 ‘카카시 암부 편’이나 ‘사루토비 히루젠의 과거’처럼 캐릭터의 깊이를 더하고 세계관을 풍부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많다. 비록 원작의 진행 속도를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고는 해도, 이러한 에피소드들은 단순히 ‘필러’라는 이유로 폄하될 수 없다.

블리치

블리치의 필러 에피소드 중에는 ‘뱀파이어 기사’‘캐릭터별 외전’ 등이 있다. 이들은 전투가 아닌 캐릭터의 성장과 관계를 조명하며,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었다. 비록 원작의 스토리 진행을 늦추는 요인이 되었지만, 이러한 필러는 블리치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필러는 단순히 ‘재미없는 에피소드’가 아니다. 그것은 작품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더 깊게 이해하게 만드는 소중한 기회다.”

과거의 악명 높은 필러 에피소드들은 이제 대부분 재조명되고 있다. 팬들은 필러가 단순히 ‘시간 낭비’가 아니라, 때로는 작품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보석’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있다. 이제 ‘필러’라는 용어는 단순히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작품의 다양성과 깊이를 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출처: Afterma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