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제5순회법원(5th U.S. Circuit Court of Appeals)이 지난 4월 25일, 미프리스톤(mifepristone·RU-486)의 ‘텔레의료’ 처방 규제를 일시 중단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 결정은 연방식품의약국(FDA)이 2023년 도입한 ‘원격 진료를 통한 미프리스톤 처방’ 규제에 대한 루이지애나주의 법적 도전에 따른 결과다.
법원은 루이지애나주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며, FDA의 규제가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웠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제5순회법원은 FDA의 2023년 규제가 행정절차법(APA) 제705조에 따라 가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미프리스톤을 둘러싼 법적 분쟁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다.
루이지애나주의 ‘주권적 손해’ 주장, 법원이 수용
루이지애나주는 FDA의 규제로 인해 주 내 임신중절 규제가 무력화되고,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같은 ‘주권적 손해’와 ‘재정적 손해’를 인정했으며, 특히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근거를 중시했다.
- 주권적 손해: FDA의 원격 처방 규제로 인해 루이지애나주의 엄격한 임신중절 법규가 무력화되고, 이는 주 권력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 루이지애나주는 연방 규제로 인해 주법이 효과를 잃는 ‘주권적 손해’를 주장했다.
- 재정적 손해: 주 외에서 미프리스톤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루이지애나주 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발생하는 주 정부의 의료비 부담. 루이지애나는 이 같은 재정적 손해가 FDA의 규제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학계 일각에서는 루이지애나의 주장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며, 기존 판례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미국 대법원의 United States v. Texas(2021) 판결은 주가 연방 규제 미비로 인한 ‘간접적 손해’를 주장할 수 없다는 선례를 남겼다. 루이지애나의 주장이 확산될 경우, 다른 주들도 유사한 논리로 연방 규제를 공격할 수 있는 ‘문호 개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FDA 규제 ‘자의적·변덕스러움’ 지적
제5순회법원은 FDA의 2023년 규제가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웠다’는 루이지애나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FDA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임시로 도입한 원격 처방 규제를 영구화했는데, 법원은 이 결정이 과학적 근거 없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FDA가 ‘안전성 우려’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 결정은 2023년 미 연방대법원이 미프리스톤 규제 분쟁에서 원고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판결(FDA v. Alliance for Hippocratic Medicine) 이후 다시 불거진 사안이다. 당시 대법원은 원고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기각했지만, FDA의 규제 방식 자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었다.
미프리스톤 규제 논쟁, 어디로?
현재 미프리스톤은 임신중절약으로 widely 사용되고 있지만,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규제 강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제5순회법원의 결정은 FDA의 규제를 일시 중단하는 효과를 내면서, 미프리스톤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쟁에 새로운 불을 지폈다.
루이지애나의 소송은 앞으로 연방대법원에 상고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법원의 판결은 미국 내 임신중절 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미프리스톤 제조사인 다노프(Danco Laboratories)는 FDA의 규제 복원을 위해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FDA의 과학적 규제 권한을 크게 제약할 수 있는 사안으로, 향후 미국 내 의약품 규제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법학자 A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