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하면서 기후기술 산업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는 전기차에 대한 찬반을 번갈아 표명하고, 해상 풍력발전기가 고래를 죽인다고 주장하며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구호를 내세웠다. 동시에 태양광은 ‘토끼를 해치는 문제만 없다면’ 지지한다는 등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기후기술 관련 기술들은 정책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비용 절감 경로를 따라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성숙’과 ‘정책적 반감’이 맞물리면서 기후기술 산업의 투자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Sightline Climate, 실리콘밸리뱅크(SVB), JP모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기술 산업은 뚜렷한 분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투자자와 성숙한 기업들은 대규모 펀딩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반면, 초기 단계 솔루션을 지원하는 벤처 생태계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펀드 vs 초기 단계 벤처, 투자 쏠림 현상 심각

표면적으로는 기후기술 펀드 조달액이 rekord(92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Sightline Climate의 ‘Dry Powder and New Funds’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후기술 펀드로 조성된 920억 달러 중 77%가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 에너지 캐피털 파트너스 등 대형 인프라 펀드에 집중됐다. 이들은 주로 검증된 기술인 대규모 태양광, 풍력, 배터리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형 인프라 펀드들은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검증된 기술이니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명확하고요.”
줄리아 앳우드, Sightline Climate 리서치 헤드

반면, 초기 단계 스타트업(시드·시리즈 A)의 미국 내 투자 비중은 지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실리콘밸리뱅크의 ‘Future of Climate Tech’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는 탄소 포집, 그린 스틸, 저탄소 시멘트, 농업 탈탄소화 등 핵심 but 초기 단계 기술들이 자금난에 처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들 기술은 초기 단계 벤처투자자들에게 주로 지원되지만, 이들의 전체 펀딩 비중은 2021년 20%에서 2024년 8%로 급락했다.

벤처투자 ‘선별주의’ 강화, 초기 단계 기업 생존율 떨어져

초기 단계 벤처투자 내에서도 자본 집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실리콘밸리뱅크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은 시드부터 시리즈 C 이상까지 모든 단계에서 상승했지만, 이는 상위 성과 기업에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조던 커니스, 실리콘밸리뱅크 기후기술 MD는 “최상위 기업들은 잘나가는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초기 단계 기업에도 여전히 자금은 flowing되고 있지만, 선택성이 높아지고 기준이 엄격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선별적 투자’ 현상은 벤처캐피털이 신규 펀드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났다. 2024년 평균 펀드 규모는 2023년 1억 7,400만 달러에서 1억 6,000만 달러로 감소했으며, 인프라 펀드의 비중이 커지면서 초기 단계 펀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기후기술 혁신의 ‘죽음의 계곡’ 우려

전문가들은 초기 단계 기후기술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한다. 초기 단계 기술들은 기술 검증과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화석연료 지원 정책은 기후기술 산업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 단계 기후기술 스타트업들은 정부 지원, 국제 협력, 그리고 새로운 투자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