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주 체리 트리(Cherry Tree) 인근의 애팔래치아 고원지대에서 자란 저스틴 스마쉬(Justin Smarsh, 42)는 과거 가족과 함께 강과 시내를 카약으로 즐기며 사냥도 가르쳤다. 하지만 석탄 광산에서 20년 넘게 일한 후 그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스마쉬는 “발을 구두끈으로 묶기만 해도 숨이 차고, 끊임없는 마른 기침에 시달린다”며 “아침에 일어나면 숨이 막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결혼과 동시에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고향의 석탄 광산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주변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러나 스마쉬는 현재 ‘진행성 대량 섬유화(PMF)’라는 가장 심각한 형태의 ‘흑폐증(coal workers’ pneumoconiosis)’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치유가 불가능하며, 약물로 증상을 늦추려 애쓰고 있지만 병세는 점차 악화될 수밖에 없다. 스마쉬의 주치의는 그가 50세까지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젊은 광부들까지 발병하는 ‘흑폐증’
펜실베이니아주 워싱턴 카운티에 위치한 흑폐증 클리닉 ‘Lungs at Work’의 CEO 디애나 이스틱(Deanna Istik)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석탄 광산은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환자들이 흑폐증 진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30~40대 젊은 광부들까지 발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과거와는 다른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 석탄 광산은 위험한 직업이었지만, 오늘날 광부들은 더 심각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과거에는 폐에 침착되는 석탄 먼지만 문제가 됐다면, 이제는 석탄층이 줄어들면서 암석층을 뚫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영 먼지가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암석층에 포함된 석영은 분쇄되면서 미세한 유리 조각과 같은 ‘결정질 실리카’로 변한다. 이 미세 입자들이 흡입되면 폐 조직에 심각한 흉터와 염증을 일으키며, 결국 진행성 대량 섬유화로 이어진다.
미국 보건당국의 경고와 증가하는 사망률
미국 국립직업안전보건연구소(NIOSH)에 따르면, 최소 25년 이상 광산에서 일한 광부 10명 중 1명이 흑폐증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의 증가로 인해 폐 이식 수술과 사망률도 급증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버지니아주 3개 클리닉에서만 수백 건의 진행성 대량 섬유화 사례가 확인되면서 NIOSH는 ‘흑폐증 재유행’ 선언에 이르렀다.
흑폐증 관련 사망률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다시 증가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캐빈 크릭 near Cabin Creek에 사는 랜디 로렌스(Randy Lawrence) 씨는 “정부가 규제를 늦추면서 광부들의 건강이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지연이 문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 산업 규제를 완화하고 안전 기준을 강화하지 않으면서 흑폐증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지적한다. 특히 2017년 트럼프가 취임한 후 석탄 산업 규제가 약화되면서 광부들의 안전이 더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흑폐증은 한 번 발병하면 치유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예방이 최선이다. 그러나 규제 지연으로 인해 안전 장비와 작업 환경 개선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광부들의 건강이 위험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