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지역 경찰에 이민 단속 정보 공개 금지 지시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이 지역 경찰에 비밀리에 보낸 메모를 통해 이민 단속 활동과 관련된 정보 공개 전 반드시 ICE의 허가를 받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조치는 연방과 지방 경찰의 연계 강화와 공공 기록 투명성 저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87(g) 프로그램 참여 기관에 전달된 비밀 메모
텍사스와 플로리다 주에서 287(g) 프로그램을 통해 ICE와 협력 중인 수백 개 지역 경찰서에 4월 19일부터 5월 5일 사이에 이메일을 통해 메모가 전달됐다. 287(g) 프로그램은 지역 경찰이 특정 이민 단속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메모에 따르면, 해당 기관들은 정보 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FOIA) 요청에 응답하기 전 ICE에 사전 연락해야 하며, 기자회견, 보도자료, 언론 동행 취재,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 정보 공유가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도 ICE에 먼저 자문을 구하도록 지시받았다. 메모는 "287(g)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지역 경찰이 획득하거나 개발한 정보는 ICE의 통제 하에 있다"며 "ICE의 사전 승인 없이 문서를 공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정보 공개 원칙과 충돌하는 정책
이 같은 정책은 이민 단속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적용될 수 있으며, 법 집행의 책임성과 민주주의 기능에 필수적인 정보 흐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경찰은 본래 공공 신뢰를 얻기 위해 법 집행 활동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할 유인이 있었으나, 이제는 ICE의 승인을 받아야만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 제기
텍사스와 플로리다의 일부 기관에만 메모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287(g) 프로그램은 전국의 1,700여 개 기관으로 확대된 상태다. 2025년 1월 기준 135개에 불과했던 참여 기관 수가 2026년 5월에는 1,700개를 넘어섰다.
미국 내무안보부(DHS)는 "민감한 287(g) 관련 정보 공개 시 조정이 필요하다"며 "법 집행 관련 민감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정보가 민감한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제시되지 않았다. 일부 법 집행 기관은 메모 자체조차도 ICE의 승인 없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것은憲法에 위배되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정보의 병목 현상과 투명성 부족은 헌법 위반 행위를 더욱 확산시킬 뿐입니다."
케이티 블랭컨십, 이민 변호사
법적 문제 제기 및 우려 증폭
이민 변호사 케이티 블랭컨십은 "이 같은 조치는 클라이언트의 due process(적법 절차)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정보 공개와 법 집행의 투명성 원칙에 반하는 이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시민의 알 권리와 법 집행의 책임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