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정부 장관 더그 버검(Doug Burgum)은 지난 수요일 약 7만 명의 내정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전체 회의’에서 88분에 걸쳐 ‘행정 효율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내정부 산하 기관들은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검은 이날 연설에서 인공지능 ‘AI 테디’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특히 테오도어 루스벨트 국립공원 내 새로운 시설에서 올해 7월 4일 공개될 예정인 ‘AI 테디’ 전시회를 언급하며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크리드(Creed) 밴드의 노래 ‘Higher’를 연설 마무리 음악으로 다시 한 번 틀어 직원들의 공감을 얻으려 했다.
그러나 버검의 연설은 내부의 비판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내정부 직원들은 버검이 ‘효율성’을 강조하는 동안 실질적인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직원은 “장관이 1시간 반에 걸친 장광설을 듣느라 바쁜 업무가 지연됐다”며 비꼬았다.
‘허영 프로젝트’ 논란과 예산 삭감
버검의 연설은 MAGA 스타일의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행사와 맞물려 논란이 되고 있다. 내정부는 이 행사를 위해 milliards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일부는 ‘허영 프로젝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백악관에서 대통령 80번째 생일 기념으로 열릴 UFC 경기와 내셔널 몰을 도는 인디카 레이싱이 꼽힌다.
한편, 내정부 산하 기관인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국립공원국(NPS)은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검은 이날 연설에서 “적색 테이프와 중복 업무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자”고 강조했지만, 실상은 예산 감축과 프로젝트 우선순위 재설정으로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버검의 ‘알토이드’ 에피소드와 모순
버검은 연설 중 미국 공원경찰 소속 말 ‘시벨(Sibbell)’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웃음을 유도했다. 그는 “시벨에게 cinnamon Altoids를 주려 했지만, 말의 반응은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이었다”며 “말들은 민트맛 사탕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에피소드는 공원경찰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는 한편, 버검이 ‘효율성’을 내세우며 예산을 늘린 기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아이러니로 지적된다.
내정부 대변인은 이날 연설 참석 인원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버검의 연설은 지난해와 유사한 내용이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직원은 “장관이 1년 전과 같은 anecdote를 반복했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장관이 ‘효율성’을 외치며 88분을 보낸 사이, 우리는 실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다.”
— 익명의 내정부 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