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 주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암호화폐 거물들이 정치 자금을 동원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치권에 암호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강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앨라배마 선거, 암호화폐 슈퍼팩의 ‘선물’

앨라배마 주는 보수색이 강한 지역으로,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11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오는 18일 예비선거가 열리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내달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 스티브 마셜이 지지율 1위를 차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월 공화당 하원의원 배리 무어(Barry Moore)를 지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Defend American Jobs’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슈퍼팩이 2월에만 500만 달러 이상의 광고비를 투입하며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무어 후보를 지원했다. 그 결과 무어는 지지율에서 마셜을 앞지르며 현재까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산업의 ‘정치적 전쟁’

이 같은 암호화폐 업계의 앨라배마 선거 개입은 단순히 친암호화폐 성향의 상원의원을 당선시키려는 데 그치지 않는다. ‘Defend American Jobs’는 무어 후보를 지원하는 광고 외에도, 암호화폐 업계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는 millions 달러 규모의 반격 광고를 예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공시민단체 Public Citizen의 연구책임자인 릭 클레이풀(Rick Claypool)은 “2024년 선거에서 암호화폐 업계는 유례없이 직접적인 기업 후원금을 모아 정치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정치적 압력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Fairshake라는 이름의 또 다른 암호화폐 슈퍼팩은 ‘Defend American Jobs’를 비롯해 친암호화폐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2024년 선거에서 Fairshake와 그 계열 슈퍼팩들은 총 1억 3천만 달러 이상을 의회 선거에 쏟아부었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서는 ‘Defend American Jobs’가 4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부유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버니 모레노(Bernie Moreno)를 당선시켰다. 모레노는 조직노동계의 오랜 지지자였던Sherrod Brown 현직 상원의원을 물리쳤다.

암호화폐 업계의 ‘세력 확장’

Fairshake의 자금 대부분은 리플(Ripple), 코인베이스(Coinbase),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에서 나온다. 연방선거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이 세 곳은 2024년 선거 주기 동안 각각 약 9천만~1억 달러를 Fairshake에 기부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경우 창업자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과 벤 호로위츠(Ben Horowitz) 개인이 각각 기부했다.

이들 업체는 트럼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앤드리슨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으나,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주 버틀러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를 지지하는 슈퍼팩에 250만 달러를 기부했다. 코인베이스와 리플 또한 트럼프의 백악관 연회장을 후원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 정치권에 ‘경고 메시지’ 보내

암호화폐 업계의 정치 개입은 단순히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섰다. 이들은 정치인들에게 암호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강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 있다. Fairshake의 광고는 “암호화폐 업계에 반대하는 정치인에게는 millions 달러의 반격 광고가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치권에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우호적 정책 마련을 촉구하는 동시에, 반대 세력에 대한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앨라배마 선거는 그 상징적 사례 중 하나로, 암호화폐 업계가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