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트 갤라의 공식 receiving line(환영 라인)에 새로운 두 얼굴이 등장한다. 바로 제프 베조스와 로렌 산체스 베조스다. 이들은 이번 행사의 명예 의장으로 임명됐을 뿐만 아니라, 메인 스폰서로도 참여하며 패션계의 최상위층으로 진입했다.

이 같은 임명은 일부로부터 반발과 보이콧 요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베조스 부부는 최근 몇 년간 패션계를 향한 적극적인 진입을 시도해왔다. 지난 1월에는 파리 오트쿠튀르 쇼에서 안나 윈투어 Vogue 편집장과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고, 같은 방문 기간에는 Zendaya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이미지 아키텍트’ 로어 로치와 교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다음 날에는 로렌 산체스가 하이힐을 신은 채 남편과 저녁 식사하러 가던 중 넘어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25년 6월에는 로렌 산체스가 Vogue 표지 모델로 발탁되며, 결혼식 피로연을 패션계의 정점으로까지 끌어올렸다. 베조스 부부의 패션계 진입 열기는 현대 오일러가들이 문화적 영향력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이제 막대한 부와 권력에 만족하지 않고, 패션계의 핵심 인사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대중에게 얼마나 어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메트 갤라의 명예 의장직이 베조스 부부의 패션계 입지를 공고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패션계 장악력의 역사적 전례는?

컬럼비아 대학교 미술사학자 앤 히고넷은 베조스 부부의 패션계 진입 현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우리는 문화 가치의 급격한 변화와 초부유층의 문화 통제력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패션이 예술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메트 코스튬 인스티튜트(Met Costume Institute)를 정점으로 하는 새로운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입니다.’

히고넷은 패션을 통한 권력 장악이 역사적으로 어떤 전례가 있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모든 사회는 계급을 옷으로 표현해왔습니다. 과거에는 한 명의 왕이나 왕비만이 독특한 복장을 입을 수 있었고, 이는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초부유층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패션계를 장악하려 하고 있습니다.’

베조스 부부가 패션계를 넘어 사회 전반의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