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스필 유어 거츠 오어 필 유어 거츠’ 코너에서 제임스 코든이 아나 윈투어 보그 전 편집장에게 “메트 갤러리에 다시는 초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누구입니까?”라고 물었다. 윈투어는 주저 없이 “도널드 트럼프”라고 답했고, 관중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트럼프와 그의 가족은 그가 대통령직에 취임하기 전부터 메트 갤러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윈투어는 MAGA 운동과 연관된 후원자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올해 메트 갤러리의 주요 후원자이자 명예 의장으로 제프 베조스와 로렌 산체스 베조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취임식에서 전면에 등장한 바 있다.

윈투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산체스 베조스의 기부 행위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하며, 그녀가 “패션과 의상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녀의 이러한 발언은 예술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행보와 맞물려 이중적인 시선으로 비춰지고 있다.

베조스 부부의 ‘패션 입문’과 한계

베조스 부부는 밀라노와 파리 패션쇼에 참석하며 럭셔리 패션계와 교류해 왔다. 자선 행사에도 참여하며 명성을 쌓아왔지만, 이들의 패션계 입문은 여전히 ‘쿨’을 획득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2024년 메트 코스튬 인스티튜트의 봄 전시회와 연례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으며, 아마존, 틱톡,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도 메트 갤러리의 후원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그러나 올해 메트 갤러리는 유례없는 비판에 직면했다. 실리콘밸리가 트럼프와 손을 잡으면서 반(反) 억만장자 시위대가 뉴욕 지하철에 “베조스 메트 갤러리 보이콧”을 호소하는 포스터를 붙였고, 아마존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비판했다. 아마존은 2024년 트럼프 취임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멜라니아 트럼프를 다룬 7500만 달러 규모의 다큐멘터리 제작 비용을 지원했다. 또한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 소유주로써 이 신문이 2024년 선거에서 카말라 해리스를 지지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예술계 공격과 ‘위선의 패션’

메트 갤러리는 오랫동안 ‘부자의 과시’로 비판받아 왔다. 올해 티켓 가격은 무려 10만 달러에 달하며, 이는 미국의 주택 down payment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부자인 베조스가 메트 갤러리 후원을 통해 명성을 세우면서, 트럼프의 문화예술계 공격과 맞물려 그 ‘위선’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미국예술기금(NEA) 보조금을 중단하며 수백 개의 예술 단체를 위협했고, ‘ woke 반대’ 정책을 내세워 박물관에 압력을 가했다. 또한 케네디 센터를 ‘트럼프 센터’로 개명하는 등 문화예술계를 자신의 정치적 입맛에 맞게 재편하고 있다. 베조스는 이러한 공격에 수동적인 관객이 아니다. 그는 아마존을 통해 트럼프의 재선 campanha에 기부했을 뿐만 아니라, 예술계에 대한 공격에 동조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베조스는 단순히 후원자일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문화예술계 공격에 동참하는 인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메트 갤러리의 딜레마

메트 갤러리는 예술과 패션의 결합으로 유명한 행사이지만, 후원자의 도덕적 책임이 재조명되면서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예술계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베조스와 같은 후원자들이 메트 갤러리를 통해 ‘문화적 위선’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술의殿堂인 메트 갤러리가 정치적 후원자의 손에 놀아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