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저렴한 신차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북미 무역 규약이 약화되거나 관세가 지속될 경우, 저가 자동차 모델의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2023년 12월 기준 신차 판매분의 단 7%만이 3만 달러(약 4천만 원) 이하였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관세와 무역 규약이 저가 자동차 생산을 위협
미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을 대체할 새로운 무역 규약이 마련되지 않거나 관세가 지속될 경우, 저가 모델의 생산이 경제적으로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토요타, 혼다, 닛산, 현대자동차 등 외국계 브랜드가 저가 차량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도 수익성 악화로 철수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닛산은 이미 올해 하반기 ‘베르사’를 단종시키며 저가 세단 시장에서 발을 뺐다. Detroit 3(GM, 포드, 스텔란티스)는 수년 전부터 SUV와 픽업트럭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했으며, 저가 세단과 해치백은 외국계 브랜드에 맡겨졌다.
부품 조달과 공급망이 관세에 취약
저가 자동차는 대부분 북미 전역에서 조달된 부품으로 생산된다. 예를 들어 토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닛산 센트라 등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부품을 조달해 조립된다. 이 시스템은 관세가 없을 때 최적화되어 있지만, 관세가 부과되면 생산 비용이 급격히 상승한다.
현재 미국은 비미국산 부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강철과 알루미늄 관세도 제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마진이 이미 얇았던 저가 모델은 이 같은 비용 상승이 치명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USMCA 대체 규약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부 저가 모델은 미국 시장에서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선택권 축소와 생산 기반 약화 우려
미국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은 5만 달러(약 6천7백만 원)에 달하고 있다. 저가 모델이 사라지면 소비자들은 신차 구매 첫 단계에 진입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저가 모델을 주로 판매하던 외국계 브랜드의 공장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국내 제조업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관세는 오히려 가장 저렴한 차량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현지 생산 기반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
투자 유보로 이어지는 불확실성
자동차 업계는 무역 규약 미비로 신규 공장 건설이나 기존 공장 재설비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있다. 신규 공장 건설에는 수십억 달러가 소요되며, 무역 규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완화를 적극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역 규약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자동차 업계의 우려는 현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주요 자동차 브랜드별 저가 모델 현황
- 토요타: 코롤라(2만3천 달러~), 야리스(1만9천 달러~) 등 저가 모델 유지 중
- 혼다: 시빅(2만5천 달러~), HR-V(2만2천 달러~) 등 저가 라인 유지
- 닛산: 센트라(2만1천 달러~)는 유지하되, 베르사 단종
- 현대: 엘란트라(2만2천 달러~), 베뉴(2만1천 달러~) 등 저가 모델 유지
- 기아: 포르테(2만1천 달러~), 쏘울(1만9천 달러~) 등 저가 라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