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유동성의 90%가 상위 10개 거래소에 집중
2026년 초 112일 동안 바이낸스의 거래량은 1조 9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같은 기간 MEXC(2,849억 달러), 바이비트(2,423억 달러), 크립토닷컴(2,199억 달러), 코인베이스(2,093억 달러), OKX(1,952억 달러) 등 경쟁 플랫폼을 크게 앞선 수치다. CryptoQuant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러한 집중 현상은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이 소수의 초대형 거래소로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BIS: '다기능 암호자산 중개기관'으로 변모하는 거래소
국제결제은행(BIS)의 금융안정연구소(FS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형 암호화폐 플랫폼들이 거래 및 보관 기능을 넘어 수익 창출 상품, 대출, 파생상품, 스테이킹, 토큰 관련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플랫폼을 '다기능 암호자산 중개기관(MCIs)'으로 명명하며, 전통 금융의 은행, 브로커, 거래소, 수탁업자의 역할을 통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규제 공백 속 emerging 되는 '그림자 금융 시스템'
BIS는 MCIs가 유동성이 가장 깊은 거래소인 동시에 자산 보관, 담보 제공, 레버리지 사용, 수익 추구 등 금융 중개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규제가 따라잡지 못한 상태에서 거래소가 금융 중개기관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고객 자산 보호, 레버리지 규제, 유동성 위험 관리 등 전통 금융의 안전망이 아직 미비한 상태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200~250개 거래소 중 상위 10개가 90% 차지
BIS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약 200~250개의 중앙집중식 스팟 거래소가 활발히 운영 중이지만, 거래량의 대부분은 소수의 대형 플랫폼에 집중되어 있다. 바이낸스가 글로벌 스팟 거래량의 약 39%를 차지했으며, 상위 10개 거래소가 전체 거래의 90%를 차지했다. 또한, 상위 5개 MCIs는 약 2억~2억 3천만 명의 고유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2천만~3천4백만 명이 스테이킹 또는 수익 창출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의 '네트워크 효과'와 emerging 되는 리스크
대형 거래소는 단순히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넘어, 주문서가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파생상품이 레버리지를 조절하는 핵심 허브로 자리잡았다. 또한, 고객 자산을 스팟, 마진, 스테이킹, 수익 창출 상품 간 이동시키는 보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1조 900억 달러 규모의 초기 연간 거래량은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의 강력함을 보여준다.
정상적인 시장 환경에서는 유동성 집중이 거래 비용을 낮추는 이점이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손실이 소수의 거래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될 위험이 존재한다. 이는 전통 금융 시스템의 'too big to fail' 문제와 유사한 구조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금융 중개기관으로 변모하면서 규제 체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유동성 집중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시스템적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 中
규제 당국의 고민: 거래소의 역할과 책임
BIS는 MCIs가 전통 금융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규제와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객 자산 보호, 레버리지 규제, 유동성 위험 관리 등 핵심 안전망이 부재한 상태에서 거래소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규제 당국에게 큰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규제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