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FBI 국장 제임스 코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공개적인 위협을 했다는 혐의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노스캐롤라이나 동부 지구 연방검사 W. 엘리스 보일은 4월 28일 이를 근거로 기소장을 제출했다.

이 기소의 핵심은 코미가 2025년 5월 노스캐롤라이나 휴가 중 인스타그램에 올린 조개 사진이다. 사진 설명은 “해변 산책 중 멋진 조개 배열”이었지만, 조개로 ‘86 47’이라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었다. 연방검사는 이 숫자가 트럼프를 가리키는 동시에 살인 위협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연방검사의 주장에 따르면, ‘47’은 트럼프가 미국의 47대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명확히 트럼프를 지칭한다. 그러나 ‘86’이 ‘죽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는 해석은 법리적으로나 언어학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86’의 통상적 의미
‘86’이라는 표현은 20세기 중반 미국 바에서 unwanted 손님을 내쫓는다는 뜻으로 통용됐다. 이후 다양한 맥락에서 ‘제거하다’, ‘배제하다’라는 의미를 지녔으며, 결코 ‘죽이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특히 형사법상 ‘진짜 위협(true threat)’으로 인정되려면 말의 내용뿐 아니라 청중의 ‘합리적’ 해석과 발화자의 의도가 중요하다. 이 점에서 ‘86 47’이 트럼프를 겨냥한 살인 위협으로 읽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선례와 법리적 한계
미 연방대법원은 수차례 ‘진짜 위협’의 정의를 명확히 해왔다. 예를 들어 2015년 Elonis v. United States 사건에서 대법원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위협으로 받아들일 만한 메시지”여야만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코미의 조개 사진이 과연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는 의문이다. 또한, 연방검사의 해석은 ‘86’이란 표현의 통상적 의미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확장된 해석으로 보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시도
이번 기소는 트럼프 행정부가 코미를 기소하려는 두 번째 시도다. 트럼프는 2020년 9월 트루스소셜에 “코미를 당장 기소하라. 정의가 즉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공공연히 지시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의 충성파 검사가 불법적으로 임명된 사실이 드러나 기소는 기각됐다. 이번 기소는 코미의 발언이 아닌, 1년 전 게시한 사진을 근거로 하기에 기한 내에 이뤄진 것이다.

법리적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법정은 과연 이 기소를 기각할지 주목된다. 코미의 변호인단은 “단순한 조개 배열이 살인 위협으로 해석될 수 없다”며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R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