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자’: 사무실 권력의 미묘한 경계

90분 내외의 짧은 연극은 관객들에게 일찍 귀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왜 그냥 집에 있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아담 복의 신작 ‘수신자’가 지난 1일 퍼싱 스퀘어 시그니처 센터에서 초연되었다. 80분의 러닝타임 중 40분이 지나서야 관객을 놀라게 할 만한 반전이 등장한다.

익숙한 사무실 공간, 낯설게 다가오는 권력 구조

장면 디자인가 돗츠(Dots)가 설계한 무대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본 사무실 공간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receptionist Beverly(케이티 피너런)의 책상이 중심에 놓여 있다. 그녀는 전화 받고 커피를 내리며 상사 에드워드(네일 나서)와 동료 로레인(말로리 존슨)의 뒷정리를 도맡는다. 에드워드와 로레인의 사무실 문은 늘 닫혀 있지만, Beverly는 그들의 책상 위에 떨어진 머핀 부스러기를 진공청소기로 쓸어 담는 등 사소한 일에도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사소한 권력 행사가 fascist적 성향으로 다가온다.

Martin의 등장: 진정한 권력의 실체

Beverly는 Central Office에서 파견된 마틴(윌 풀런)과 마주치며 본격적인 갈등에 휘말린다. 두 사람은 잉크펜을 두고 작은 실랑이를 벌이는데, Beverly는 자신의 펜이 사라진다고 주장하지만 마틴은 자신의 펜 사용을 강요한다. 마틴이 자리에 앉자 그의 빨간 양말이 드러나며, Beverly의 권위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는 진정한 권력을 지닌 권위주의자로, Beverly의 사소한 통제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로레인과 마틴의 관계는 Beverly의 묵시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방 불타오른다. 세 사람의 삼각관계는 사arah 벤슨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지만, 이 장면 전후로 연극의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특히 케이티 피너런의 과장된 몸짓과 표정은 관객의 주의를 끄는 유일한 요소였다.

두 번째 막의 공백: 관객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한 이유

‘수신자’는 에드워드가 고객의 새끼손가락을 부러뜨려야 한다는 대목에서 본격적인 반전을 예고한다. Beverly의 반응은 이 일이 결코 평범한 업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하지만, 정작 관객은 그 ‘처벌’의 실체를 명확히 알 수 없다. 복 작가는 관객이 상상력을 발휘하길 바랐겠지만, 이 부분은 두 번째 막의 부재로 인해 관객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수신자’는 사무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 숨겨진 권력과 통제의 미묘한 경계를 탐구하려는 시도였지만, 충분한 긴장감과 결말을 제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Beverly의 fascist적 행동은 관객에게 불쾌감을 주기보다는 일상 속의 권력 구조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출처: The Wr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