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미 기소에 ‘잘 모르겠다’…법정서도 설득력 부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적대세력을 상대로 제기한 기소들이 연이어 허술해지자, 심지어 본인도 믿지 못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4월 29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전 FBI 국장 제임스 코미를 상대로 한 최근 기소에 대해 ‘86’이라는 글귀가 담긴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두고 ‘암살 위협’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범죄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86’이란 말이 ‘죽여라’라는 뜻의 마피아 용어라는 걸 알 겁니다. 영화에서 본 적 있나요?”라고 말하며 영화 속 마피아 장면을 연상시켰다. 이어 “저는 ‘86’을 마피아 용어로 생각합니다. 잘 모르겠지만요”라고 덧붙였다.

CNN의 케이틀린 콜린스 기자가 “정말 코미가 그 게시물로 당신의 생명을 위협했다고 생각하나요?”라고 재차 묻자, 트럼프는 “아마도요. 잘 모르겠습니다. 코미 같은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다른 이들에게 엄청난 위험을 초래했다고 생각합니다. 코미는 더러운 경찰관입니다. 매우 더러운 경찰관이고, 선거를 조작했습니다.”라고 반박했다.

“아마도요. 잘 모르겠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코미의 ‘86’ 게시물에 대한 법적 위협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의 장광설은 흥미롭지만, 법정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코미 측은 ‘86’이란 글귀가 단순히 자신을 대통령에서 배제하고 싶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코미 기소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톰 틸리스는 “나는 ‘86’을 여러 번 사용했지만, 누구를 죽이겠다는 의도로 한 적은 없다”며 기소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텍사스주 하원의원 트로이 네일스도 “이건 지나친 억지다. 누구든 뭐든 기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미 기소의 허술한 근거

이번 기소는 코미가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해변 조개 사진 게시물에 근거한다. 조개로 ‘86 47’이란 글자를 만든 이 게시물을 두고 법무부가 ‘트럼프 암살 위협’으로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86’이란 용어는 레스토랑 업계에서 특정 메뉴를 제외하거나 철회할 때 쓰는 관용구로도 widely 사용된다. 코미 측은 이 점을 들어 기소의 근거가 희박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그의 정치적 복수극이 법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코미 기소는 트럼프의 개인적 원한이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