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의 오랜 적수인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기소한 사건에서 기소 근거가 ‘86 47’이라는 단순 문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기소가 법리적으로 얼마나 허술한지 조명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정치적 기소’를 방지할 방안을 모색하며, 트럼프의 권력 남용에 대비한 시스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acting attorney general(대리 법무장관) 토드 블랑슈가 동료에게 “이 기소는 사실과 법리에 전혀 근거가 없지만, 트럼프가 명령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를 영구 법무장관으로 임명받기 위해서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면, 이는 위법일까? 블랑슈는 책임을 져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복잡하다. 그리고 민주당은 이 문제를 곰곰이 검토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다면,DOJ(사법부) 개혁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며, 이는 ‘미래 독재 권력’에 대비한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진행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 애덤 시프는 “트럼프가 코미와 다른 적수들을 기소하는 방식에 대한 법적·헌법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며 “합법적이고 헌법에 부합하는 방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블랑슈는 NBC 뉴스 인터뷰에서 코미 기소에 대해 “86 47”이라는 문구가 법적 위협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문구가 기소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1개월간의 수사가 더 많은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문구는 단순히 ‘제거하다’라는 의미일 뿐, 대통령 암살을 의미하지 않는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검찰은 합리적인 사람이 이 문구를 대통령 암살 위협으로 이해했을 것이며, 코미가 실제로 그런 의도를 가졌음을 입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입증이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법리적 허점을 드러내면서, 민주당은 “정치적 기소”를 방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법무부에 코미, 뉴욕 주 법무장관 리티샤 제임스,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등 적수들에 대한 기소를 명령한 바 있다. 이는 증거와 무관하게 복수 차원의 기소를 요구하는 행위로, 블랑슈의 전임자 팸 본디가 법리적 근거 없이 기소를 추진했던 전례와도 유사하다. 본디는 결국 실패했지만, 블랑슈는 트럼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소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영구 법무장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정치적 기소’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프 의원은 “트럼프의 권력 남용에 대비한 시스템을 ‘파시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필요하다”며, DOJ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